서울대의대 함춘여자의사회(회장 김나영), 이화여대의대 동창회장(회장 임선영), 연세대의대 여자동창회(회장 이승헌), 고려의대 여자교우회(회장 전혜정), 가톨릭대 의대 여성동창회(회장 김찬주), 분당서울대병원 여교수회(회장 최성희), 연세대의대 여교수회(회장 박미숙) 총 7개 단체가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성차별 발언 논란’을 일으킨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세아 기자
서울대의대 함춘여자의사회(회장 김나영), 이화여대의대 동창회장(회장 임선영), 연세대의대 여자동창회(회장 이승헌), 고려의대 여자교우회(회장 전혜정), 가톨릭대 의대 여성동창회(회장 김찬주), 분당서울대병원 여교수회(회장 최성희), 연세대의대 여교수회(회장 박미숙) 총 7개 단체가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성차별 발언 논란’을 일으킨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세아 기자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여성의사 차이’ 발언에 대해 국내여성의사단체에 이어 세계여성의사단체도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박 차관의 발언이 여성의사 폄훼이며 보건의료계의 양성평등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봤다.

세계여자의사회(Medical Women's International Association·MWIA)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한국여자의사회가 2월 한국 정부 고위 관리의 성차별적인 발언 직후 엄중하게 발표한 입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세계여자의사회는 세계 8개 지역 70개 이상 국가에 1만2000명 이상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42개 회원국이 활동하는 국제 조직이다.

MWIA는 엘라노어 느와디노비 회장과 마리암 쟈시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고위급 정부관리의 공식 발언은 여성 의사들의 전문성과 수고를 폄하하는 것으로 인식돼 모든 직급의 여성 의사들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줬다"면서 "근거 없는 일반화에 기인한 것으로 여의사가 능력과 직업 적합성이 부족하다고 말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차관은 지난달 20일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정책 근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인구변화의 노동‧교육‧의료부문 파급효과 전망’ 보고서 등을 인용해 “여성 의사 비율 증가, 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 차이, 이런 것까지 가정에 다 집어넣어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세밀한 모델을 가지고 추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보고서는 임신·출산·양육을 생산성 저하 요인으로 간주하고, ‘여성 의사는 남성보다 생산성이 낮다’는 전제로 여러 분석을 시도했다. 

서울대 의대 함춘여자의사회 등 7개 여성 의사단체는 지난달 27일 의대 증원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며 박 차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 차관을 고발한 여성 의사들은 이 보고서 자체가 "편파적"이라고 지적했다. 고발대리인인 박현화 변호사는 "의료분야별 편차가 있는데 일부 과목, 의사 근무시간 등 일부 내용만을 조사했다. 객관적이지 않고 타당성도 없다"고 반박했다.

세계여자의사회도 "박 차관의 발언은 여의사의 명예를 훼손할 뿐 아니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환자를 진료해 온 여의사들과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엄중한 상황에서도 지역사회를 돌보며 헌신해 온 여의사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의 발언이 "세계보건기구(WHO)헌장과 세계인권선언 및 기타 국제조약에 명시된 보건의료분야의 양성평등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단체는 "한국의 보건의료분야에서 양성평등원칙이 실현되기를 기대하며 학교와 병원을 떠난 여성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다시 교육과 진료의 현장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면서 "의료전문가 특히 여의사에 대해서는 물론 보건의료분야에서 어떠한 성차별적인 관행이나 발언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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