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의대 교수들의 집단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14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의대 교수들의 집단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14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행정처분에 반발하는 의과대학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 결의'가 확산되고 있다. 19개 의대 교수들이 15일 집단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해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가톨릭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14일 오후 5시30분쯤 온라인 회의를 열어 자발적 사직을 결의했다.

가톨릭의대는 서울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회의에는 8개 수련병원과 의대 기초의학교실에서 교수 약 700명이 참여했다. 가톨릭의대 전체 교수진은 약 1500명이다.

이도상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장은 "앞으로의 교수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자발적 사직 결의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성균관의대 교수협은 전날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및 기초의학교실 교수 500여명이 모인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집단행동 방향을 논의했다.

성균관의대 교수협은 이번 주 안에 비대위를 출범하면서 타 의대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성균관의대 교수협은 "의대생 휴학과 전공의 사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비대위 출범 후 교수 사직을 포함한 교수들의 향후 행동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19대 의대 교수들은 15일 사직서 제출에 관한 결론을 내린다.

19개 의대 교수는 지난 12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뒤 이날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마치기로 했다.

19개 의대는 서울대·연세대·울산대·가톨릭대·제주대·원광대·인제대·한림대·아주대·단국대·경상대·충북대·한양대·대구가톨릭대·부산대·충남대·건국대·강원대·계명대다.

동아대 의대 교수진들은 전날 협의회를 결성하고 대응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동아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의대생) 2천명 증원에 반대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 학교를 떠난 학생의 의견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선배 교수로서 제자들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임무를 다하고자 앞서 와해했던 교수협의회를 재건했다"고 밝혔다.

경상국립대학교 의대 교수진도 전공의 및 의대생에 대한 정부 제재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의 89.4%는 전공의나 의대생에 대한 제재가 있으면 사직서를 내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충북대 의대·충북대병원 교수들은 오는 주말 의견 수렴을 거쳐 사직 여부를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제주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 선언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시작된 의료공백 사태는 이날 19개 의대 교수들의 사직 결정 여부에 따라 확산될지 아니면 진정세에 접어들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