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연구원 '경제적 충격과 자살에 관한 연구' 보고서

1월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월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가 악화할수록 자살 사망률이 증가함을 수치로 보여준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용률이 1% 낮아지면, 청년 자살사망률은 1.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노동연구원의 '경제적 충격과 자살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실업률, 고용률, 정규직·비정규직 비율 등의 경기 지표가 나빠질수록 자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특성이 확인됐다.

경기가 좋으면 자살사망률이 낮아지고, 경기가 악화하면 자살사망률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실업률이 장기 추세에 비해 1% 높을 때 그 해의 자살 사망률은 장기추세에 비해 0.18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고용률의 경우 장기 추세에 비해 1% 높은 해엔 자살 사망률이 약 1.448% 감소했다.

실업률과 자살 사망률 간의 경기역행적 관계는 중장년층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고용률과 자살 사망률 간의 관계는 20∼39세 청년층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용률이 장기 추세보다 1% 낮은 해엔 청년의 자살 사망률이 1.748% 높았다.

또 정규직 비율이 낮을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을수록 자살 사망률은 증가했는데, 통계적 유의성은 남성 중장년과 여성 청년에 한해 확인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경기지표와 자살 사망률 간의 이 같은 관계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20∼30대 여성의 자살 사망률이 다른 계층보다 더 크게 늘어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0∼30대 여성 고용 비중이 높고, 비정규직·임시근로 등의 비중이 높은 대면서비스 업종이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을 더 크게 받으면서 청년, 특히 여성의 자살 사망률을 높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정림 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자살예방대책으로서 기존에 미흡하다고 평가받았던 사회경제적 측면에서의 지원이 시급히 확대돼야 하며, 중장년층뿐 아니라 기반이 취약한 청년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2022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자살사망률 1위 국가로, OECD 평균보다 두 배가량 자살사망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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