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지구 남부에서 항공기들이 구호품을 떨어뜨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가자 지구 남부에서 항공기들이 구호품을 떨어뜨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공중에서 투하한 구호품에 맞아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했다고 CNN, 가디언 등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가자시티 서쪽 알샤티 난민캠프 북쪽 공중에서 투하된 구호품의 낙하산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아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현재까지 구호품에 맞아 최소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부상자들은 알시파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일부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목격자는 "밀가루 한 봉지를 얻기 위해 구호품이 떨어지는 곳을 따라갔는데 갑자기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았고 (구호품이) 한 집 지붕 위로 로켓처럼 떨어졌다"며 "10분 뒤 그 집에서 사망자 3명과 부상자들이 이송되는 것을 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CNN은 입수한 영상에서 낙하산이 전개되지 않아 팰릿(화물 받침대)과 내용물이 주거용 건물로 빠르게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호품이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면서 산산이 흩어졌고 큰 소리를 내며 지상에 부딪혔다.

미국과 요르단 등은 가자지구 북부에 인도주의적 물품을 주기 위해 구호품 꾸러미를 공중에서 투하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 미·요르단은 지난 2일 3만8000끼 분량의 식량을 처음으로 투하했다.

지난달 29일 가자시티에서 구호 트럭에 몰려든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118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시신에서 총상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총격을 부인하며 압사 또는 트럭에 치여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호 단체들은 구호품을 공중에서 떨어뜨리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을 찍기에는 좋지만 실질적으론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로 구호품을 실은 트럭이 최근 수차례 진입하려고 했지만 보안 등을 이유로 실패했다고 유엔이 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난 5일 가자지구 북부로 향하던 세계식량계획(WFP)의 구호품 트럭 14대가 가자지구 남·북부를 가르는 와디가자 검문소에서 가로막혀 진입하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은 트럭을 3시간 정도 세워둔 채 검문하다 결국 트럭을 돌려보냈다고 OCHA는 전했다.

OCHA는 가자지구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어린이와 노인 등 20명이 굶주림과 탈수를 겪으며 사망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주민 70만 명 이상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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