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김태흠 충남지사·이장우 대전광역시장(왼쪽부터)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김태흠 충남지사·이장우 대전광역시장(왼쪽부터) ⓒ연합뉴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은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올해의 성평등 걸림돌’에 △X(옛 트위터코리아)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넥슨코리아 △정규헌 경남도의원 △전남경찰청 등 7곳을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여성연합이 밝힌 성평등 걸림돌 선정 이유는 다음과 같다.

X는 전 국민을 경악케 한 ‘N번방 사건’ 이후 아동·청소년의 피해 예방과 피해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됐음에도 성착취 유인, 광고, 알선 계정과 게시물을 방치해 ‘아동 청소년 성착취의 온상이자 공범’으로 꼽혔다.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은 중앙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기조에 맞춰 기획조정실 내 성인지정책 담당관실 폐지하고 여성청소년가족과로 통폐합했으며, 성주류화 및 제도 강화를 위한 주요 업무를 삭제했다. 순결을 중요시하는 반여성주의적 교육단체 ‘넥스트클럽’을 대전광역시청소년성문화센터 수탁기관으로 선정하고 인권센터를 폐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권 침해와 인종·국적 차별 야기, 돌봄 공공성 훼손, E-9 비자의 문제점 등 외국인가사돌봄노동자 도입을 둘러싼 많은 우려에도 시범사업을 추진해 가사노동 가치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국제사회 규범에 역행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충남 일대 공공도서관 및 학교도서관 내 성평등·성교육 도서를 폐기 및 열람 제한해야 한다는 일부 단체의 민원을 수용했다. 시민사회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자 ‘인권위 결정을 따를 생각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거부해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무책임행정’에 앞장섰다.

넥슨코리아는 자사가 운영하는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의 한 장면에서 나타난 집게 손 모양을 두고 창작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뒤져 페미니스트로서의 의사표현을 색출하고 이를 빌미삼아 넥슨을 상대로 벌인 집단행동에 동조했다. 또한 남성중심 커뮤니티 사이트를 기반으로 여론을 수집하는 등 성차별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정규헌 경남도의원은 경남교육청의 ‘성폭력에방자문협의체’의 역할을 왜곡하고,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분들은 동성연애자들이다”, “젠더교육에 동성애를 찬양하고 있다” 등 페미니스트와 성소수자를 폄하하는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발언했다. 또한 교육청이 페미니스트 자문위원을 계속 둘 것인지를 질문하며 교육청도 차별과 배제에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

전남경찰청은 2022년 3월 마을 주민들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고소한 발달장애여성에 “왜 저항하지 않았나”, “왜 신고하지 않았나” 등의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며 2차 피해를 입혔다. 또한 3인의 진술분석관에 의해 진술 신빙성을 확인했음에도 진술 외 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증거 불충분으로 판단했다.

고숙희 여성장애인인권활동가 ⓒ본인 제공
고숙희 여성장애인인권활동가 ⓒ본인 제공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여성장애인인권활동가 고숙희씨를 선정했다.

여성연합은 “고숙희 활동가는 당사자 정체성으로 장애인권운동을 하는 무연고 뇌병변 장애여성이다. 성폭력 사건의 공론화와 법적 대응과정 등 고숙희의 결단력과 지혜로운 행동은 진보 장애인권운동의 성폭력·성차별 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지역 장애여성의 인권을 위한 단체에서 활동한 고숙희 활동가는 지난 2021년 자신이 단체에서 겪은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했다. 뇌병변 장애인을 향한 편견에 맞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 싸우고 있다.

그는 “저는 2차 가해자들 말에 깎이지 않을 것이며,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일상회복을 위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괜찮은 삶을 찾아서 끝까지 힘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로는 △‘문단 내 성폭력’을 공론화하고 성폭력 ‘무고’ 프레이밍에 경종을 울린 김현진 △‘남성 직원만 달성 가능한 승진 심사 기준은 성차별’ 판례 만들어 낸 조수연·신은미 △‘‘피해자 없는’ 형사사법 절차를 공론화해 피해자 권리를 확장하는 형사소송법 입법예고를 이끌어 낸 김진주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감리교단에 맞서 변화를 만들고 있는 이동환 목사가 선정됐다.

여성연합은 오는 8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제39회 한국여성대회'를 열고 올해의 여성운동상, 성평등 디딤돌 발표 및 수상자 말하기와 성평등 걸림돌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3.8일 여성의 날 서울청계광장에서 제39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린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오는 3.8일 여성의 날 서울청계광장에서 제39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린다.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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