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교보생명·KB금융지주·롯데
DEI 전략 핵심 키워드는 ‘성평등’
“여성 리더십·역량 강화·경력 유지
기업 발전·경쟁력 확보에 필수”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한국엔 아직 생소하나 전 세계적으론 이미 뜨거운 키워드다. 구글, 메타, 아마존, 넷플릭스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중시 경영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DEI를 주요 가치로 내걸었다. 한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오는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DEI 전략 핵심 키워드를 ‘성평등’으로 삼은 주요 기업들을 살펴봤다.

ⓒ유한킴벌리 홈페이지 캡처
ⓒ유한킴벌리 홈페이지 캡처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건강·위생·유아용품이 주력 제품인 만큼 주요 타겟층인 여성을 이해하고 여성 인력을 육성·활용하기 위해 힘써 왔다. 여성 리더십·역량 강화 정책을 꾸준히 펼쳐 왔다. 2011년 여성 임원들이 모여 여성위원회를 조직했고, 2014년 사내 여성네트워크(K-WIN)가 발족돼 멘토링, 리더십 교육, 경력 유지 프로그램 등 활동을 하고 있다. 2007년 여성 임원 비율이 15%로 증가했고, 2030년까지 30%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NGO 여성활동가 리더십 강화를 위한 장학금 지원 등 성평등·포용사회 구축을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펼쳐 왔다.

여성가족부가 일·생활 균형 문화 확산을 위해 도입한 ‘가족친화인증’을 15년 넘게 유지한 국내 3개 대기업 중 하나다. 1990년대 초부터 유연근무제와 평생학습시스템을 도입, 생애주기별 다양한 가족친화제도를 마련했다. 출퇴근 시간을 직원 스스로 정하는 시차출퇴근제, 스마트워크, 재택근무, 재충전 휴가(격주 4일 근무 경험 축적) 등을 운영한다. 임신부들이 건강상 위험한 사업에 배치되지 않게 하는 등 사내 모성보호 공간·제도를 마련했다. 2012년부터 ‘아버지 칭찬 학교’를 열고 남성 임직원에게 육아·돌봄 방법, 남성 참여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있다.

교보생명보험은 여성 사원을 대상으로 한 멘토/멘티 프로그램인 ‘KWICK’(Korea Women’s Innovative Council in Korea)을 운영하고 있다. ⓒ교보생명보험
교보생명보험은 여성 사원을 대상으로 한 멘토/멘티 프로그램인 ‘KWICK’(Korea Women’s Innovative Council in Korea)을 운영하고 있다. ⓒ교보생명보험

교보생명보험

교보생명보험은 성차별을 막기 위한 블라인드 채용과 성과 중심 승진 제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하 여성과 남성에게 동일한 기본급·성과급 지급 제도를 운영한다. 2022년 ‘이사회 다양성 정책’을 수립, 사외이사 후보군의 20% 이상을 여성 후보자로 구성해 관리하고 있다. 2025년까지의 여성인력 육성 로드맵을 수립, 부문별 여성 인력에서 영업현장 및 전사 차원의 여성 인재 확보로 확대할 방침이다. 여성 사원의 전문성·역량 향상을 위한 사내 멘토/멘티 네트워킹 프로그램 ‘KWICK’도 운영한다.

역시 여가부 ‘가족친화인증’을 15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이다. 출산전후휴가 90일과 육아휴직 1년을 남녀직원 모두에 제공한다. 태아검진·난임치료 휴가, 시차출퇴근제, 사택·월세 지원, 보육수당 지급, 생명보험·개인연금보험 가입·지원, PC온오프제, 가족돌봄휴가·가족 휴양시설 제공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해 왔다. 2013년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자체 보육시설 다솜이어린이집을 개원했다.

KB금융그룹 다양성 중장기 추진전략 ‘KB Diversity 2027’ 일부. ⓒ문혜숙 KB금융지주 ESG본부 상무 발표자료 캡처
KB금융그룹 다양성 중장기 추진전략 ‘KB Diversity 2027’ 일부. ⓒ문혜숙 KB금융지주 ESG본부 상무 발표자료 캡처

KB금융그룹

2027년까지 부점장·경영진 여성 비율 20%, 중간관리자인 여성 팀장 비율 30%. KB금융그룹이 내건 목표다. 그룹 차원의 다양성 중장기 추진전략 ‘KB Diversity 2027’의 하나다. 2027년까지 장애인, 다문화가정 자녀, 북한이탈주민, 기초생활수급자 등 다양한 계층 채용을 2022년 기준 9.8%에서 15%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또 역량 기반 승진 프로그램 ‘Career Development Plan’(CDP)을 은행에 도입, 성별이 아닌 능력과 전문성에 초점을 둔 인사 제도를 운영 중이다.  중간관리자 단계에서는 여성 기업금융인력 양성 연수 등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16년부터 여성리더 육성을 위한 ‘KB드림캠퍼스’도 운영하고 있다. 주임~대리급 여직원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직무 중심 지식 교육, 금융 보험 및 리더십 교육 등을 제공한다. 여성 인재 확보를 위해 연간 약 60여 명 예비심사역 중 30%를 여성으로 선발한다. 

ⓒ㈜롯데
ⓒ㈜롯데

㈜롯데

㈜롯데는 2013년 ‘롯데그룹 다양성 헌장’ 제정 이후 10년간 여성역량 강화 정책을 펼쳐 왔다. 그룹 포트폴리오의 80%가 B2C인만큼 여성의 구매 결정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여성 인재 육성·활용에 힘쓴다. 2014년 ‘다양성 TF’를 구성, 계열사별 여성인재 육성 목표를 이행해 왔다. 2017년 여성인재육성위원회가 발족돼 상/하반기 회의를 열고 다양한 정책을 결정했다. 여성 신입공채 확대, 여성 간부 네트워크,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유연근무제 등 정책을 펼쳐 왔다. 2022년 기준 여성 신입사원은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여성 간부는 5배 이상 늘었다. 10년 넘게 매년 ‘다양성 포럼’도 열고 있다. 2012년 ‘WOW 여성 포럼’으로 시작해 2021년부터는 여성에서 성별·세대·장애·국적으로 의미를 확장했다.

“성평등 포함한 다양성이 기업 경쟁력”

DEI, 성평등 경영 전략 하면 막연하게 ‘사회정의 활동’, ‘노동조합 활동’으로 보는 기업 관리자들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평등을 포함한 다양성은 기업의 성과, 경쟁력 강화에 효과적이며 재무 성과로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문혜숙 KB금융지주 ESG본부 상무는 지난 2022년 11월29일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주최 ‘코리아 리더스 서밋 2022’에서 ‘KB금융그룹이 추진하는 여성 할당제는 역차별’ 지적을 반박하며 “KB금융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쟁력을 갖기 위해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조직 내 다양성을 경험하고 그 장점을 느낀 분들이 나서서 설득하면서 반대를 극복할 수 있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내 딸이 자라서 더 좋은 환경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금 기업 문화를 바꿔야겠다는 마음을 가진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들이 평등하게 일하는 포용적 조직문화 확산’은 이제 성공하는 기업이 반드시 가야 할 여정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