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핸들 지역에서 발생한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산불 현장에서 불도저가 봉쇄선을 구축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팬핸들 지역에서 발생한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산불 현장에서 불도저가 봉쇄선을 구축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 서북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며 피해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불로 2명이 숨졌고 가축 수천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1일(현지시각)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6일 팬핸들 지역에서 발생한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산불이 태운 면적이 이날 오후 2시 기준 107만8086에이커(4363㎢)로 집계됐다.

이는 텍사스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 불로 2명이 숨지고 가축 수천마리가 목숨을 잃었으며, 5백채가 넘는 건물이 불에 탔다.

텍사스 고속도로 순찰대는 한 여성 트럭운전사가 산불이 진행 중인 헴필 카운티 도로를 주행하다 차에서 빠져나온 뒤 화상을 입고 쓰러졌으며, 이후 행인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CNN은 이 사망자가 44세 여성 신디 오언으로, 트럭 안에서 화재 연기로 숨을 쉴 수 없게 되자 차 밖으로 나왔다가 치명적인 화상을 입게 됐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불길이 주택을 덮쳤을 당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83세 여성이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오전까지 서울 면적(약 605㎢)의 7배가 넘는 107만5천에이커(4350㎢)를 태운 뒤 확산 속도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진압률은 15%에 그치고 있다.

CNN은 이날까지 미 델라웨어주와 같은 면적이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불길은 동쪽으로 번져 텍사스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오클라호마까지 덮쳤다. 오클라호마에서도 3만1500에이커(127㎢)가 불에 탔다.

전날 눈과 비가 내리면서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는 데 도움을 줬지만, 이날은 다시 구름이 걷히고 건조한 날씨로 돌아왔다. 이날 오후 현재 이 지역의 최고 기온은 섭씨 20도가 넘는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애머릴로 지방 기상청(NWS)은 "화재 위험이 큰 기후 조건이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디 불꽃을 일으킬 수 있는 야외 활동은 전적으로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CNN 등은 이 지역에 있던 여러 목장이 화재로 파괴됐으며, 목장에서 키우던 수천마리의 소가 죽었다고 전했다.

텍사스 산불로 죽은 동물들 ⓒAP 연합뉴스
텍사스 산불로 죽은 동물들 ⓒAP 연합뉴스

산불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쓰러진 전신주가 불꽃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 엑셀에너지(Xcel Energy)는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이번 화재의 발화 가능성이 있는 지점 근처에 쓰러진 전신주를 증거로 보존해 달라는 당국의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스모크하우스 크리크'를 포함해 팬핸들 지역에서 발생해 진행 중인 화재는 모두 5건으로, 나머지 산불의 진압률은 60%를 넘긴 상태다.

이날 팬핸들의 재난 지역을 방문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초기 평가에 따르면 약 400∼500채의 건물이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며 "집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임시 주거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 정부에 재난 선포를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CNN은 아직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500채가 불에 탔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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