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신동호랭이 ⓒ연합뉴스
작곡가 신동호랭이 ⓒ연합뉴스

유명 작곡가 신사동호랭이(본명 이호양)가 23일 오후 사망했다. 향년 41세.

서울 강남경찰서는 "신사동호랭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가요계에 따르면 신사동호랭이의 지인이 서울 강남구 작업실에서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지만 숨졌다.

신사동호랭이는 포미닛의 '핫 이슈'(Hot Issue), 티아라의 '롤리폴리', 에이핑크의 '노노노'(No No No)·'러브'(LUV), EXID의 '위아래'·'아 예'(AH YEAH), 모모랜드의 '뿜뿜' 등 많은 히트곡을 작곡했다.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중반 가요계를 일컫는 '2세대 아이돌 시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 포항 출신인 그는 아버지 직장을 따라 초등학교 시절 전남 광양으로 이사했고, 중학교 시절 음악의 꿈을 키웠다.

그는 처음에는 가수의 꿈을 가지고 2000년부터 약 4년 동안 오디션을 보고 다니며 어려운 생활을 했다. 그는 2004년 당시 김건모, 왁스, 자두 등이 소속된 제이엔터컴을 찾아가 작곡가 최준영 밑에서 '막내' 생활을 시작하며 작곡가로 진로를 바꿨다.

신사동호랭이는 이후 비스트, 포미닛, 티아라 등 당대 인기 그룹의 대표곡을 만들며 저작권료만 연간 수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작곡 필명을 상품화해 각종 TV·라디오 프로그램과 광고에까지 등장했다.

신사동호랭이는 2011년에는 작곡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음반 제작자로 변신해 AB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이듬해인 2012년 걸그룹 EXID를 선보였다.

신사동호랭이는 그러나 2017년 "사업 지인으로부터 비롯된 채무가 발생했고, 또 다른 업체에 빌려준 자금까지 회수하지 못했다"며 법원에 회생 신청을 냈다. 이듬해 빚 중 70%를 10년에 걸쳐 갚는 것으로 회생 계획안이 받아들여지는 등 경제적 어려움도 겪었다.

신사동호랭이는 사망 2일 전인 지난 21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트라이비의 신곡 안무 시안을 공개하거나 양양에 다녀온 사실을 알리며 외부와 소통해 왔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유가족 뜻에 따라 가족 친지와 동료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치러진다. 발인은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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