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일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
거대양당 여성 예비후보자 비율
국민의힘 12.80%·민주당 13.81%
“여성 지역구 30% 공천 물 건너가”

제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4·10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일까지 남은 일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4·10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일까지 남은 일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이 48일 앞으로 다가왔다. 거대양당은 여성 공천 신청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며 우대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여성 예비후보자 비율은 1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 접수를 최종 집계해 마감 결과를 밝혔다. 전체 849명의 공천 신청자 가운데 여성은 113명으로 비율로 따지면 13.34%다. 지난 총선(75명, 11.59%)과 비교해 38명 늘어났고 비율은 1.75%포인트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공천 접수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21일 오후 2시 24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자 통계를 보면 민주당은 전체 572명 중 여성은 79명으로 13.81%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예비후보자 726명 중 여성은 93명으로 12.80%에 불과했다. 양당을 포함해 전체를 놓고 봐도 여성은 부족하다. 총 1,554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여성은 241명으로 15.5%다.

여성 지역구 단수공천 상황은 어떨까. 먼저 국민의힘은 △나경원(서울 동작을) 전 의원 △배현진(서울 송파을) 의원 △윤희숙(중·성동갑) 전 의원 △조은희(서울 서초갑) 의원 △이수정 경기대 교수(경기 수원정) △전희경 전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 △김현아 전 의원(경기 고양시정) △김효은 전 EBSi 영어 강사(경기 오산) 등을 전략 공천했다.

여성 후보 경선 지역은 △중·성동을(이혜훈·하태경·이영) △동대문갑(백금산·김영우·김윤·허용범·여명·고정균) △양천갑(조수진·정미경·정초신·구자룡) △강남병(유경준·이인실·이지영·도여정·신연희·김창훈·김민경) △강동갑(유시우·윤희석·전주혜) △성남 분당을(김민수·김은혜) △인천 연수을(김기흥·김진용·민현주) △세종시을(이기순·이준배) △경북 포항남구울릉(김병욱 의원·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박승호 전 포항시장·이상휘 전 대통령실 춘추관장·이병훈 전 대통령실 행정관·진형혜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최병욱 전 국토교통부 노조위원장·최용규 변호사) △부산 연제구(김희정·이주환) △부산 동래구(권영문·김희곤·서지영) 등이다.

민주당은 서울 광진구을에 고민정 최고위원, 경기 의왕과천에 이소영 의원,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우서영 경남도당 대변인 등을 단수 공천하기로 했다.

여성 후보 경선이 결정된 지역은 △서울 양천갑(황희·이나영) △서울 양천을(이용선·김수영) △경기 고양갑(김성회·문명순) △경기 고양병(홍정민·이기헌) △경기 남양주갑 (최민희·임윤태) 경기 안성(최혜영·윤종군) △충남 천안병(김연·이정문) △경기 용인병(정춘숙·부승찬) △부산 사상구(김부민·배재정·서태경) △부산 중구영도(김비오·박영미) △부산 금정구(김경지·박인영) 등이다.

거대 양당은 여성 후보 전진 배치를 강조해 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0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여성위원회 발대식 및 워크숍에 참석했다. ⓒ여성신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0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여성위원회 발대식 및 워크숍에 참석했다. ⓒ여성신문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6일 총선 승리를 위해선 여성의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여성위원회 발대식 및 워크숍에서 “현장에서 보면 우리 국민과 소통하고 어려움이 있으면 안아주는 사람이 여성”이라며 “섬세하게 하나하나 살피고 때로는 설득하면서 나아갈 힘이 있어야 우리가 마침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 힘은 바로 우리 여성 여러분의 섬세함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1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선 필승 여성 전진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홍익표 원내대표와 지도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사진 = 이재정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은 1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총선 필승 여성 전진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홍익표 원내대표와 지도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사진 = 이재정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페이스북

민주당도 마찬가지로 지난달 31일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여성 후보 전진 배치를 강조하며 여성 후보 30% 공천을 약속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선 필승 여성 전진대회’에서 “21대 국회에서 (여성이) 57명 당선됐지만 19%밖에 안 됐다. 20%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고 여성이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은 경선에 참여하는 여성 후보를 위한 가산점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경선에서 여성에게 10%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공천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가 여성에 25% 가산점을 받도록 했다. 또 전략선거구에 여성·청년 공천 우선 제안 등을 담은 공천룰도 사실상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제47조 제4항에는 ‘정당이 임기만료에 따른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및 지역구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각각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앞서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여성 후보 공천 30%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양당의 여성 후보자 비율은 평균 11.81%에 그쳤으며, 그 결과 ‘50대 남성’이라는 국회의 얼굴은 바뀌지 않았다. 여성계에선 지역구는 의무가 아닌 노력 사항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의무조항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 145개 여성시민사회단체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를 결성하고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 145개 여성시민사회단체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를 결성하고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양당의 여성 후보 공천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총선 전망을 내놓았다.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 원장은 “(현재 여성 공천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당내 상황이 복잡할수록 여성 이슈는 구석에 간다. 늘 부차적인 이슈로 다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표 선거 때마다 여성 지역구 30% 공천하겠다고 공약한다. 이는 지키지도 못할 거짓말이며 거의 사기극 수준”이라며 “결국엔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도 “사실상 여성 지역구 30% 공천은 물 건너갔다”며 “여성 지역구 30%를 약속했다고 해도 의지가 없다. 이를 위해 준비를 해 오지 않았고, 현재 예비후보자 등록 비율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공천 확정이 완전히 끝나진 않아서 제21대 여성 국회의원 비율인 19%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확정 지을 순 없다”며 “물론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직전에 여성 의원 증가는 어렵다는 예상이 많았는데 결과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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