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이한진 회장이 형님인 이한성 4・3희생자의 유해 앞에 서서 추모하고 있다. ⓒ제주도
지난 20일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이한진 회장이 형님인 이한성 4・3희생자의 유해 앞에 서서 추모하고 있다. ⓒ제주도

4・3희생자 발굴유해 2구가 7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미국에서도 4・3으로 희생된 가족을 찾았다는 소식에 유족이 날아왔다. 희생자 고 이한성 씨의 동생인 이한진 재미제주도민회(뉴욕) 회장은 “4·3 당시 어머니와 누님을 잃고 큰형님은 군법회의로 15년형을 받고 대구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됐다”며 “작은형님은 사형을 받고 행방불명돼 친척 집을 전전하며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며 살아오다 지난해 세계제주인대회 참석자 제주에 왔을 때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형님들이 계신 4·3평화공원 행불인표석에서 눈물의 보고를 드리고 유가족 채혈에 참여했는데 이렇게 기적적으로 작은형님의 신원이 확인돼 너무 기쁘다”고 전했다.

강기수 씨는 76년만에 아버지인 강문후  4・3희생자의 유해를 쓰다듬고 있다. ⓒ제주도
강기수 씨는 76년만에 아버지인 강문후 4・3희생자의 유해를 어루만지고 있다. ⓒ제주도

또 다른 희생자 고 강문후 씨의 아들은 “아버지와 형이 예비검속으로 같이 구금됐으나, 결국 형만 돌아오고 아버지는 소식이 끊겨 행방불명 됐다”며 “이제라도 아버지를 찾아 모시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 20일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원이 확인돼 가족을 찾은 희생자들은 군법회의 희생자 1명, 예비검속 희생자 1명이다.

지난해 4·3희생자 유가족 283명이 참여한 채혈분과 제주국제공항 발굴유해의 유전자 대조 결과, 행방불명 희생자 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특히 올해 신원 확인은 지금까지 채혈에 참여하지 않았던 직계 및 방계 유족의 추가 채혈을 통해 파악됐다. 한 명의 행방불명 희생자에 대한 유가족 다수의 적극적인 채혈 참여가 신원확인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행사는 이승덕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교수의 신원확인 결과 보고를 시작으로 신원확인 유해 2위가 이름을 찾고 유가족에게 인계됐다.

70여 년이 지나 유해로나마 가족과 상봉하게 된 유가족은 유해에 되찾은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달고 헌화와 분향으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 행방불명 희생자들에 대한 유해발굴은 지난 2006년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을 시작으로 2007년~2009년 제주국제공항, 2021년 표선면 가시리외 6개소, 2023년 안덕면 동광리 등 도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총 413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며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대전골령골에서 신원이 확인된 1명을 포함해 총 144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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