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 넘어 생활 밀착 플랫폼으로
타이어부터 금까지 구매 가능
편의점이 단순 상점을 넘어 금융·보험·결혼 상담 등 판매 항목을 넓히며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포화 상태다. 국내 편의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총 5만5800여개에 이른다. 업체별로 보면 CU 1만7800여개, GS25 1만7500여개, 세븐일레븐 1만3800여개, 이마트24 6700여개 등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8조3981억 원이던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15년 17조1947억 원으로 5년 새 2배 넘게 성장했고 2020년에는 24조4795억 원을 찍었다. 업계는 지난해 편의점 시장 규모가 30조 원을 넘겼을 것으로 본다.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업계에선 금융업계와 제휴를 맺고 은행 업무를 대행해 주는 금융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2021년 하나은행과 협업해 업계 최초로 편의점과 은행을 결합한 ‘금융 특화 편의점’을 열었다. 금융 특화 편의점에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업무를 포함해 입출금 통장 신규 및 재발행, 체크카드·(보안카드)OTP 발급 등이 가능하다. 서울 마천동, 경기도 안양시·구리시·양주시 총 4곳에서 운영 중이다. 대구은행도 지난해부터 CU·세븐일레븐와 제휴를 맺고 금융 특화점포 ‘디지털 #(샵)’을 확대하고 있다. CU는 지난해 11월 서울 명동본점·용산아이파크몰점 두 곳에 무인 환전 키오스크도 도입했다. 총 15종의 외국 화폐를 원화로 바꿀 수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신형 ATM을 도입했다. 기존 ATM 대비 43% 크기를 줄이고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통해 업무 처리 속도를 높였다. 기존의 현금자동지급기(CD)는 ATM과 달리 현금 입금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데 긴급 출금 위주였던 금융 서비스 수요가 점차 입금·계좌이체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ATM 거래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GS25 매장을 통한 입출금 및 이체 건수는 총 4000만건을 돌파했으며 연간 거래 금액은 10조원 규모에 이른다. GS25는 신형 ATM 도입은 물론 시중은행, 증권사 11곳과 손잡고 제공하는 거래 수수료 면제 혜택을 확대하고 장보기와 금융서비스가 결합된 금융 특화 매장을 지속 선보일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DGB대구은행·BNK경남은행과 협력해 금융 특화 편의점을 3개 운영하고 있다.
이색 상품 경쟁도 시작했다. 세븐일레븐은 설 선물로 타이어를 판매했다. 안전한 귀성길을 위해 차량 서비스 전문 플랫폼 ‘타이어픽’과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 등 국내 대표 타이어 10종을 판매한 것. 구매 고객에겐 타이어 장착뿐 아니라 휠 밸런스, 폐타이어 처리 등의 서비스도 무상으로 제공했다. 여행상품도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노랑풍선과 함께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 설에도 ‘효도여행’, ‘가족여행’, ‘싱글&우정여행’ 3개 카테고리로 나눠 일본 후쿠오카부터 스페인, 포르투갈까지 전 세계 각지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GS25는 금 자판기를 도입했다. 2022년 9월 도입한 금 자판기의 매출은 6개월 만에 20억원을 기록했다. 올 설엔 골드&주얼리 전문업체인 한국금시장그룹과 협업해 행운, 장수를 상징하는 용(龍)과 십장생이 그려진 골드바 및 코인을 출시했다. △황금용피규어37.5G(10돈) △용 골드바1G 십장생 골드바37.5G(10돈) 등 골드바 9종 △십장생 코인2G 십장생 코인37.5G(10돈) 등 코인 4종이다.
보험 가입부터 결혼 상담도 할 수 있다. GS25는 1일 간편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홀인원 골프 보험 △캠핑·낚시 보험 △등산 보험 △자전거 보험 △국내 여행 보험 △해외 여행 보험 △운전자 보험 등 7종의 간편 보험(이하 간편 보험)을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연계한 서비스를 2022년 7월 선보인 것. 또 결혼정보회사 가연과 함께 편의점 매장에서 결혼 상담 연결 서비스를 내놨다. 해당 서비스를 희망하는 고객은 홍보물의 QR코드나 근무자를 통해 발급받은 QR코드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스캔하면 간단히 상담 신청을 할 수 있다. 이후 가연의 전문 매니저와 상담을 통해 최종 회원 가입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