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정보 제공
“개방된 정보와 다양한 선택지 장점”
제공되는 정보 신뢰성 우려도

ⓒDesigned by macrovector/프리픽(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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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웨딩업계에 도입돼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준다는 업계 입장과 윤리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웨딩업계는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고,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더라도 기존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마케팅의 한 요소로 소비자를 속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일부 웨딩업체가 회원 정보나 제휴업체 정보를 바탕으로 AI를 이용해 소개팅 상대방을 매칭해 주거나 웨딩홀 예약부터 일명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 견적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은 AI 추천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필을 제공하고, 객관성을 높이고 있다는 게 가연 측 설명이다. 가연 관계자는 “2022년 도입한 서비스로 기존 매니저의 매칭에 추가적으로 인공지능 매칭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회원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인공지능 매칭 여부에 가입 비용이 달라지지 않는다. 다양한 선택을 위한 부수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결혼 중개 애플리케이션(앱) ‘여보야’는 이상형을 인공지능으로 찾아준다고 홍보한다. 가치관, 종교, 혈액형, 음식 취향 등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접 인연을 찾을 수 있도록 (주)인포렉스가 출시했다. ‘여보야’ 앱 가입 후 프로필에 이름, 나이, 고향, 형제 관계, 직업, 학력, 연봉, 보유 재산, 스타일, 키·몸무게, 음주 여부, 혈액형, 종교, 가족 소개 등을 기재하면 된다. 본인의 프로필 사진도 등록하면 된다. '여보야 AI'가 회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의 이상형에 가까워질 수 있는 여성·남성 회원, 나와 친밀도가 높은 여성·남성 회원, 나와 궁합이 맞는 여성·남성 회원을 추천해 보여준다.

ⓒDesigned by macrovector/프리픽(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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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지자체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연을 만드는 데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일본 도쿄도청(TMG)은 일본 미혼 남녀를 매칭해주는 인공지능 앱을 출시하기도 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위해 이용자의 서류 확인 절차가 진행된다. 서류 심사를 통과하면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 절차를 모두 거쳐야 사용자들은 자신의 장점과 상대에게 원하는 점 등을 기입하고 인공지능이 이를 바탕으로 자동 매칭한다.

인공지능이 모든 부분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정보는 제공해 주지만 ‘만남’의 영역은 사람이 직접 나서야 한다.

데이팅앱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방지하는 데도 인공지능이 개입한다. 글로벌 데이팅 앱 틴더는 인공지능(AI)으로 사용자 언행을 경고하는 기능을 추가한다. 틴더는 실시간 기계학습(머신러닝) 기능과 첨단 기술 모니터링, 인적 검증 시스템으로 커뮤니티 지침 위반 사항을 감지한다.

결혼 준비 비용을 인공지능이 계산해 주기도 한다. 웨딩홀, 스드메 가격 등 결혼 비용을 견적 내주는 ‘신부야’가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산을 바탕으로 제휴된 웨딩업체 정보를 기반으로 ‘스드메’ 패키지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보내준다. ‘신부야’에서 ‘스드메 AI 견적 받기’ 메뉴에 들어가 견적유형을 선택한다.

‘모바일 견적서 신청하기’ 를 누른 이후 화면(사진 좌측)과 신청 이후 화면 갈무리. ⓒ신부야 화면 갈무리
‘모바일 견적서 신청하기’ 를 누른 이후 화면(사진 좌측)과 신청 이후 화면 갈무리. ⓒ신부야 화면 갈무리

‘신부야’ 제휴를 맺은 업체 중 마음에 드는 업체를 골라 고정업체를 선택한 이후에 예산을 입력하고 신청인 정보를 기재한 후 ‘모바일 견적서 신청하기’를 누르면 된다. 신부야측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업체를 기준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 취향에 맞는 패키지 견적을 만들어 준다. 소비자가 발품을 많이 팔지 않아도 희망 업체로 선택해 견적서를 자동으로 패키지를 추천해 준다.

김주영 신부야 대표는 “2017년 웨딩산업 분야에 진입 당시, 웨딩업체들 중 몇몇 업체는 허위 매물을 올린 후 추가 금액을 받기도 했다”며 “IT 기술을 접목해 웨딩산업을 개방적으로 조금씩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희망예산에 맞춰, 웨딩 관련 업체와 매칭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인공지능으로 웨딩 사진을 미리 생성해 볼 수 있는 ‘조카소’, 사진선택·편집·디자인까지 인공지능이 포토북을 제작해 주는 ‘스냅스’도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웨딩산업에서 다양한 선택지, 과거보다 개방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웨딩업계 설명이다.

반면 한정된 정보를 통해 얼마나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데이팅 앱이나 만남앱 매칭으로 만난 사람이 금전 사기, 신원을 속였다는 후기도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인공지능만 강조하면, 자칫 소비자를 현혹할 수단”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이 결혼정보회사에 도입된다고 하면, 정보업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칭을 해줘야 하므로 정보의 신뢰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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