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파괴된 아우디우카 인근 셀리도브의 한 아파트를 여성이 지나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파괴된 아우디우카 인근 셀리도브의 한 아파트를 여성이 지나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우디우카로 가는 길에는 우크라이나군의 시신으로 가득차 있다."

아우디우카를 방어하다 함락 직전에 탈출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남긴 글이다.

19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아우디우카를 방어하던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우크라이나군이 토요일 마을을 포기하고 몇 달 만에 러시아에 가장 중요한 승리를 안겨주었을 때, 그것은 신속하고 무자비 했다"라고 증언했다.

마을이 함락되기 직전 부상당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필사적인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한 병사는 "300명(부상자)은 떠나라. 모든 것을 불태워라"는 명령을 받았다.

아우디우카에 남았던 마지막 우크라이나 군은 제니트(방공기지) 점령하고 있었던 제110 기계화 여단의 일부였다. 

지난 주 러시아군이 아브디우카에 진격할 때 제니트는 심한 공격을 받았다.

그 곳에 주둔한 군인들 중 한 명인 빅토르 빌랴크는 인스타그램에 "군인들은 폐허가 된 마을에서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인 시도를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전선에서 1km 떨어진 곳으로 드론의 안내를 받고 탈출했다. 아우디우카로 가는 길은 우크라이나군 시신으로 가득차 있다"라고 적었다.

러시아군이 아브디우카에 국기를 게양한 지 몇 시간 후까지 남아있던 군인 6명은 "탈출하라"는 명령을 무선을 통해 지휘관으로부터 받았다.

지난 16일 공개된 영상.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의 아브디우카의 한 곳에 모여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6일 공개된 영상.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의 아브디우카의 한 곳에 모여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우디우카는 지난 10년 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안군 사이의 최전선이었다. 2년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근 몇 개월 동안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아브디우카는 2014년 친모스크바 분리주의자들이 인근 도네츠크시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의 상당 부분을 점령한 이후 최전선에 있었다. 수 년간의 전투를 치르면서 마을은 요새화 됐다.

러시아군은 탄약과 병력 부족에 시달렸던 아우디우카를 최근 몇 개월 동안 집중 공략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 군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철수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일부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뒤에도 갇혀 있었다. 그들 중에는 올해 30살의 이반 지트니크도 있었다. 

그는 심하게 다쳐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가 여동생인 카테리나와 나눈 화상통화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려졌다.

카테리나는 "아무도 오지 않느냐. 왜 거기에 갇혀 있느냐"라고 물었다. 지트니크는 "모두 떠났다. 그들은 차가 우리를 데리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두 다리가 부러졌고 파편이 등에 박혀 움직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가 12시에 남긴 마지막 말은 "체포될 것 같다" 였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