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국민의힘 과학 영입인재
의공학·산업경제 전문가
“여성 과기인 어려움 해소”

국민의힘 과학 인재로 영입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송은지 사진작가·여성신문
국민의힘 과학 인재로 영입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송은지 사진작가·여성신문

국민의힘 과학 인재로 영입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례대표가 되면 과학기술계의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법 제도를 효율화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이 교수는 “저는 오랜 기간 연구를 하고,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을 하고, 회사를 창업하면서 행정상의 절차로 인해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기회가 되면 언젠가 내가 이 일을 반드시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해 (국민의힘 영입인재에) 지원했고 당에서 인재로 영입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의공학·산업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다.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 의료기기를 연구했고 연구 성과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며 2012년 ㈜레메디를 창업했다. 90건이 넘는 특허 중 레메디의 대표적인 제품은 휴대용 엑스레이다. 현재는 그는 레메디 대표이사에서 사직해 고문으로 지내며 이화여대 의과대학 의공학교실과 목동병원 방사선종양학과에서 정교수로 근무 중이다.

이 교수가 처음부터 과학에 관심을 둔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까지 발레를 했다는 그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자가 무용하면 안 된다’는 부모님의 반대로 얼떨결에 대학에 가게 됐고 처음으로 공부에 관심을 가졌다”며 “운 좋게 미국 연구실에 들어가고 대학원까지 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석·박사이기 때문에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연구를 열심히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연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었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오랜 시간 일해도 즐겁고 그 결과물로 논문이나 특허가 나오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의료기술 발전에 매진해 온 이 교수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과학기술 고용 창출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다. 그는 “의료기술 개발과 연구를 수행하면서 기술적인 성과뿐 아니라 그 성과를 사회에 적용하고 널리 확산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특히 의료기기의 규제, 보건 정책, 연구개발 지원 등 국가적 차원의 결정이 기술 혁신과 그 사회적 수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또 “의료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과학기술 분야의 여성 인력이 겪는 어려움, 연구 환경의 개선 필요성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며 “이러한 경험들은 제가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의료기술 발전뿐 아니라 과학기술 전반에 대한 지원 정책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강한 동기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도전이자 사명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과학 인재로 영입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송은지 사진작가·여성신문
국민의힘 과학 인재로 영입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송은지 사진작가·여성신문

- 국민의힘 영입 배경이 궁금합니다

“오랜 경험과 전문 분야를 통해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과 힘든 곳들을 도와주고 싶다. 저는 오랜 기간 연구를 하고,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일을 하고, 회사를 창업하면서 행정상의 절차로 인해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를 많이 봤다. 기회가 되면 언젠가 내가 이 일을 반드시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해 (국민의힘 영입인재) 지원했고 국민의힘에서 인재로 인정해 영입됐다.”

- 4·10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맡습니까?

“아직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비례대표를 희망한다. 비례대표가 되지 않더라도 지역구에 나가는 후보들 가운데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는 총선 공약개발 본부 중앙공약개발단의 희망+ 분과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돼 과학기술 분야의 공약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총선이 끝난 후에도 공약을 실행할 수 있도록 자문위원들과 논의 중이다.”

- 윤석열 정부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대한 견해는.

“과학기술계에서도 일부 R&D 예산 사용의 비효율성에 대해 인정하고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이 문제를 정부가 봤을 때 예산에 비효율성이 있다면 삭감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가 예산을 삭감하더라도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연구비에 대한 분석을 충분히 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인들과 소통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과학기술계 또한 추상적인 말보단 데이터를 기반해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그 조율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 ‘이공계 여성’이라서 겪은 경험도 있습니까?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연구하고 싶어서 10년간 거의 10회 이상 정부에 연구비 지원신청을 했으나 하나도 받지 못했다. 신진 여성과학자 프로젝트만 연구비를 겨우 받았다. 아마도 제가 당시 젊은 연구자이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연구비를 받지 못한 것 같다. 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아무래도 여성이기 때문에 투자를 못 받는 경향이 있었다. 2012년에 창업하고 2016년도까지 투자를 받지 못했다. 일단 먹고 살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통해 제품을 하나 만들어 판매하면서 회사를 유지해야 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도 어려웠다.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 됐을 때 교수직을 그만둬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 만약 그때 제가 미국에 있었다면 과감하게 그만뒀을 것 같다. 미국은 육아로 그만둬도 언제든지 교수직 복귀가 쉽다. 반면 우리나라는 경력 단절되면 일을 새로 시작하기가 어렵다.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 앞으로의 계획은.

“차세대 과학자들을 잘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현재 과학기술 분야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유능한 학생들이 기초과학·공학 분야에 진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의대 쏠림 현상이다. 과학영재들이 이대·공대를 진학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의대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사가 되면 미래가 보장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 같은 과학자도 기술이전, 창업을 통해 더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현재 의대에 진학한 우수한 과학영재들이 의사가 된 후 환자를 보는 임상의사로 근무하기보다 의사과학자로서 의학·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의사과학자 양성 정책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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