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음악감독 맡은 피아니스트 오윤아
“다양한 연주자들 재능 펼칠 장 마련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 발굴
한국 작곡가 작품 음원 발매도”

지난 1월11일 서울 종로구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 ‘오퍼스 체임버 소사이어티’(OCS) 창단음악회를 앞두고 오윤아 음악감독을 포함한 연주자들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OCS 제공
지난 1월11일 서울 종로구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 ‘오퍼스 체임버 소사이어티’(OCS) 창단음악회를 앞두고 오윤아 음악감독을 포함한 연주자들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OCS 제공

실내악과 한국 작곡가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음악가들이 모였다. 지난달 창단한 비영리 전문예술법인 ‘오퍼스 체임버 소사이어티’(Opus Chamber Society, 이하 OCS)다. 피아니스트 오윤아가 대표 겸 음악감독을 맡았다. 내로라하는 연주자 20명과 함께 지난 1월11일 세종체임버홀에서 성황리에 창단음악회를 열었다.

작품번호를 뜻하는 ‘OPUS’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청년부터 중장년까지, 대중적인 예술가부터 신진 예술가까지 모두가 작품으로 하나 되는 실내악 음악회를 국내외에서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내악이란 실내에서 적은 인원이 함께 연주하는 기악곡이다. ‘앙상블의 예술’로도 불린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웅장하고 화려하다면, 실내악은 섬세하고 흥미롭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좁은 만큼 큰 스케일의 연주를 들을 땐 가늠하기 어려운 악기 하나하나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연주자들끼리 주고받는 신호나 교감도 더 눈에 잘 들어온다. 실내악의 매력에 빠져 다른 장르를 듣지 않는 음악 애호가들도 있을 정도다.

오 음악감독은 “실내악이 규모가 작다고 레퍼토리가 덜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실내악의 강점과 매력은 지휘자가 필요 없고, 무슨 곡이든 실내악 편성을 위해 편곡이 가능하다는 것, 규모가 작아서 지휘자 없이 오로지 연주자들끼리 곡을 해석하고, 그 결과물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11일 서울 종로구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 ‘오퍼스 체임버 소사이어티’(OCS) 창단음악회를 앞두고 오윤아 음악감독을 포함한 연주자들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지난 1월11일 서울 종로구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 ‘오퍼스 체임버 소사이어티’(OCS) 창단음악회를 앞두고 오윤아 음악감독을 포함한 연주자들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OCS는 공연마다 서양 작곡가와 한국 작곡가를 한 명씩 선정, 두 작곡가의 작품을 분석하고 연주한다. 창단음악회에선 프랑스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 생상스와 한국음악계에 큰 궤적을 남긴 1세대 작곡가 백병동의 음악을 선보였다. “백병동 선생님의 곡들은 생상스의 화려한 스타일과 상당히 상반되지만, 같이 들으면 클래식 음악의 광활한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어요. 예상대로 관중의 반응이 뜨거웠어요.”

OCS는 앞으로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발굴하고, 클래식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를 실내악 편성으로 편곡해 다양한 레퍼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 작곡가 작품 음원 발매도 준비 중이다. ​“세계 무대를 빛낼 수 있는 한국 작곡가들의 훌륭한 작품을 발굴함으로써 한국의 클래식 음악을 세계로 전파하는 역할을 할 겁니다.”

한국엔 다양한 연주자들이 활약하고 있지만 대중의 관심은 아무래도 대편성 오케스트라나 스타 연주자와의 협연에 쏠린다. 오 음악감독은 “많은 인재들이 어렵게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너무나도 한정적인 현실”에서 새로운 다리를 놓고 싶었다고 했다.

OCS의 다음 정기연주회는 7월로, 멘델스존과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즈음 제3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또 음악을 사랑하고 예술계를 후원하고자 하는 기업들과 함께 한국 음악가들의 정기 앙상블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피아니스트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오윤아 오퍼스 체임버 소사이어티 대표·음악감독. ⓒ오윤아 음악감독 제공
피아니스트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오윤아 오퍼스 체임버 소사이어티 대표·음악감독. ⓒ오윤아 음악감독 제공

피아니스트인 오 음악감독은 개인적으로도 실내악 연주, 해외 협연, 연말 앨범 발매 준비 등으로 바쁜 한 해를 보낼 예정이다. 앞서 선화예중·예고, 줄리어드 예비학교, 미국 마이애미대학 학사를 거쳐 이스트만음대 석박사 학위와 최고연주자자격증을 취득했다. 국내외 다수의 콩쿠르 입상, 독주·협연 무대에 섰다. 소니뮤직에서 음반을 두 장 발매했고 연세대, 안양대, 추계예대, 서경대, 경희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그는 “국내 음악계의 예술적 다양성을 높이고 한국 음악가들이 설 무대를 늘리는 데 앞장서겠다”며 “OCS의 무궁무진한 발전을 응원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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