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측이 역제안한 휴전 조건을 사실상 거부하며 전쟁 지속 의지를 밝혔다.

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승리가 지척에 있다"며 "하마스의 요구에 굴복하면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군사적 압박을 계속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완전한 승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 승리가 코앞"이라며 전쟁은 수년이 아닌 수개월만 남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 손에 피를 묻힌 팔레스타인 보안 죄수들의 석방이나  인질의 대가로 팔레스타인 죄수들이 석방될 어떤 비율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하마스의 기습으로 자국민 1200명이 숨진 뒤 하마스의 정치조직과 군사조직을 완전히 없앤다는 목표를 내걸고 근거지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와의 경계선을 따라 이동 중인 이스라엘군 전차.
(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와의 경계선을 따라 이동 중인 이스라엘군 전차.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지난달 말 프랑스 파리 4자(미국·이스라엘·카타르·이집트) 회의를 통해 제안한 휴전안에 대한 하마스의 답신을 받은지 하루만에 나왔다.

하마스의 답신에는 3단계에 걸쳐 135일간의 휴전을 실시하고 이 기간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1명당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10여명씩을 상호 석방한다는 등의 역제안이 담겼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요구사항 중 이스라엘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비공개로 독대하고자 요청해온 것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의 이런 발언은 미국의 외교적 압력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다섯차례 중동 방문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4자 회의에서 논의된 휴전 틀에 동의하기엔 여전히 견해차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휴전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장기간의 휴전을 주장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에 대한 전쟁 종료는 자신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말해왔다.

하마스는 전날 이스라엘 등에 전달한 역제안에서 '즉각적 종전'을 요구하던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고, 이스라엘군이 당장 가자지구에서 전면 철수해야 한다는 요구도 단계적 철군으로 완화했다.

 WSJ은 이스라엘인에 대한 폭력적 공격 등에 연루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대량으로 석방할 것을 요구하는 등 이스라엘 입장에선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 포함돼 있고, 이를 수용할 경우 네타냐후 총리 중심의 이스라엘 극우 연정이 흔들릴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양측은 협상을 완전히 중단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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