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스코프(KnightScope) 경비로봇 K5 ⓒ나이트스코프 홈페이지
나이트스코프(KnightScope) 경비로봇 K5 ⓒ나이트스코프 홈페이지

인파가 몰리는 지하철역의 경비를 로봇경찰에 맡겨보겠다는 뉴욕경찰(NYPD)의 실험이 4개월 여만에 실패로 끝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NYPD가 미국의 로봇 제작업체 나이트스코프사가 제작한 경찰 로봇 K5의 시험 운용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SF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R2-D2'를 닮은 K5는 지난해 9월 뉴욕 지하철역에 배치됐다.

인간의 조종 없이 스스로 판단해 작동할 수 있지만, 경관 1명과 조를 이뤄 배치됐다.

당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로봇은 화장실에도 가지 않고, 식사시간도 없이 임무를 수행한다"며 "이것은 우리 지하철의 기본 구조의 일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애덤스 시장은 "시간당 9달러의 비용이 든다. 이는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훌륭한 투자"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휴식없이 일을 한다는 기대와는 달리 K5는 전력 충전에 매일 적지 않은 시간을 배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요원인 켈빈 케인즈는 "로봇이 회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로봇은 충전소에 꽂혀 앉아 있었고 사람들은 셀카를 찍기 위해 그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라고 비꼬았다.

또한 경관과 함께 배치된 탓에 인력 절감 효과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한 뉴욕시민은 "로봇 옆에 항상 경관이 서 있었다"며 "로봇이 경관을 지켜주는 것인지, 경관이 로봇을 지켜주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로봇이 실제 치안 유지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K5는 바퀴로 움직이기 때문에 지하철 역 계단을 사용할 수 없어 작동범위가 제한됐다.

이 로봇은 4개의 카메라가 부착돼 360도 주변을 지나는 행인의 모습과 상황 등을 살필 수 있지만, 뉴욕시는 인권단체들의 우려를 감안해 안면인식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NYPD는 로봇경찰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뉴욕시는 이날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K5에 다른 임무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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