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내 왜 ‘고무줄 검증’ 희생자 됐는지 모른다”
“민주당, 이재명 방탄하느라 윤 정부 견제 제대로 못 해 ”
“국민, 여성 목소리 대변하는 ‘성평등 정당’ 바란다”

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민주당 탈당과 함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지난 29년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난다”며 “저의 몸이 찢어지는 것과 같은 고통 속에 여러 날을 보낸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룩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자랑스러운 민주 정당 국회의원과 당원들이 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었던 당내 민주주의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무너져 내려가고 있다”며 “지금 당 대표를 비롯해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도덕성 시비에 걸려 방탄에 집중하다 보니 윤석열 정부의 독주와 국정 실패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개혁 과제에 대한 정책적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4년 전 이해하기 어려운 경선 결과로 공천 탈락하고 이번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아예 경선 참여조차 원천 배제되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그동안 참아왔던 말을 하는 것이 제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 돼 한없이 부끄럽다”면서도 “제가 비명이라서 불이익을 받았다 얘기할 수도 없고 친명으로서 공천 배제 탈락하고서 무슨 할 말이 있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에 대한 총선 후보 부적격 결정을 철회하고 경선 기회를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는 유 전 의원에 대해 4년 전 당내 경선 부정 의혹 제기와 지속적인 허위 사실 유포를 문제 삼아 부적격 판정을 통보했다.

유 전 의원은 “저는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이재명 대표를 지지해 왔다. 경선 때 ‘명랑 여성시대’라는 전국적 조직을 결성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했다”며 “원조 친명(친이재명)인 제가 특별히 이익을 누릴 생각은 추어도 없었다. 다만 공정한 경선이 이뤄지리라 기대하고 준비해 왔다”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하고 “탈당해서 다른 당에 당선돼 국회의원을 지내고 온 경우에도 검증을 통과시켜 주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현란하게 저주를 퍼붓던 모 의원에게는 당 대표가 직접 전화해 복당을 요청한다”며 “저는 지금도 제가 왜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지 왜 고무줄 검증의 희생자가 됐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부당한 사례가 여러 사람에게 걸려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고무줄 검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당 지도자가 원칙과 신의를 지키지 못하고 일관성과 명분이 없으면 당의 공적 시스템이 무너지고 공정성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4·10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1월 7일에 있었던 출판기념회에서 여성·노인·서민 약자로 살아온 평생 민주당의 지지자를 만나 보니 청년·여성정치에 몰두해 주류 정치에 밀려 출마까지 봉쇄당하는 상황이지만 바닥 민심에 힘입어 출마를 결심했다”며 “국민은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인 여성의 목소리를 정당하게 대변하는 ‘성평등 정당’, 기득권 보호가 아닌 서민과 약자를 진실하게 대변하는 ‘정책 정당’, 도덕성 잣대를 자신에게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윤리 정당’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 그는 “저보다 앞서 용기 있게 기득권 거대 양당 독점구조를 허물로 제3지대에서 진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 나서신 분들이 있어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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