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미, 김세화, 서지혜 이민숙 황선주
미지상 공공부문 특별상
‘호정상’ 수상자 5인
여성 해경 1986년 1호 나와 . 전체 10.7%

 

올해 여성신문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공무에 복무하는 여성 리더 5인을 ‘호정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호정상은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미지상)의 공공 부문으로 올해 신설했다. 2023년 논개상 수상자인 서순희 던필드그룹 회장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여성 제복 공무원을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기 위해 마련한 상으로 서 회장의 호 ‘호정’을 따 제정했다. 올해는 해양 주권과 어자원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거친 바다와 싸우는 해양 경찰 5명을 선정했다.

수상자는 △고상미 서귀포해양경찰서 해양안전과 경정 △김세화 목포해양경찰서 홍보계장 경감 △서지혜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인천회전익항공대 경사 △이민숙 통영해양경찰서 민원실 주사 △황선주 부산해양경찰서 해양오염방제과 사무관으로 이들은 해양경찰로서 해상치안 질서 확립과 해양경찰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1953년 6척의 경비함정과 658명의 경찰관으로 출발한 해양경찰은 현재 직원 1만4000여명과 함정 363척, 항공기 25대를 가진 종합행정기관으로 성장했다. 해양 주권과 어자원을 지키는 것뿐 아니라 해양 수색·구조 등 안전관리, 선박 교통관제와 해상질서 유지, 바다 관련 범죄 예방·수사, 해양 오염 예방과 방제 등으로 광범위해졌다. 해양경찰의 성장과 함께 여성 해경도 경비함정, 정보․수사부서, 파출소, 종합상황실, 해상교통관제사(VTS), 화학방제함 등 전방위에서 활약하고 있다. 1986년 처음 여성 해경이 탄생한 이래 해양경찰 여성경찰관은 전국 해양경찰관 1만2017명의 10.7%인 1288명이, 일반직 여성공무원도 1638명의 23.1%인 343명이 근무 중이다(2023년 기준).

“해경 내 양성평등 환경 조성 위해 최선”
-고상미 서귀포해양경찰서 해양안전과 경정

고상미 서귀포해양경찰서 해양안전과 경정  ⓒ해양경찰 제공
고상미 서귀포해양경찰서 해양안전과 경정  ⓒ해양경찰 제공

1999년 해양경찰 여성경찰 공채 1기로 제복을 입은 서귀포해양경찰서 해양안전과 고상미(50) 경정은 해양경찰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해양경찰청 양성평등정책팀장을 맡아 해양경찰의 양성평등 발전과 직장 내 차별 및 불편함이 없도록 정책을 개선‧발굴했다. 해양경찰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해 고충상담원 역할과 실태분석 및 현장 교육을 통해 성인지 감수성을 제고하고 함께 일하는 환경 조성에 이바지해 왔다.

고 경정은 “과거 ‘여성은 함정에 탈 수 없다’는 편견과 ‘여성경찰’에 대한 선입견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다”면서 “시대가 변한 만큼 그 시대는 당연하게 받아드렸던 것들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걸 명확하게 후배들에게 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올해 서귀포해양경찰서로 자리를 옮긴 고 경정은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라는 초심을 다지며 해양경찰호에 승선해 25년을 함께 해왔다”며 “해양경찰 여성 리더로서 귀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해양경찰 직원들이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해양경찰 제공
해양경찰 직원들이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해양경찰 제공

경비함정 타고 밤낮 없이 근무 “해상경비 이상무”
-김세화 목포해양경찰서 홍보계장 경감

김세화 목포해양경찰서 홍보계장 경감  ⓒ해양경찰 제공
김세화 목포해양경찰서 홍보계장 경감  ⓒ해양경찰 제공

2003년 순경으로 해양경찰에 첫 발을 내딛은 목포해양경찰서 홍보계장 김세화(45) 경감은 해상 치안활동 최일선에서 20년간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목포해양대학교에서 항해학을 전공한 김 경감은 “자연스럽게 바다와 연관된 직업을 찾아 해양경찰을 선택했다”고 했다. 순경으로 임용된 후에는 해양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경비함정 부서에서 6년4개월 근무했다.

특히 밤낮 구분 없이 거센 파도와 맞서야 하는 경비함정 근무가 김 경감에게도 만만치 않았다. 경비함정에서의 해상 근무는 24시간 각종 상황에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만큼 강인한 체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김 경감은 “경비함정을 타고 7박 8일 해상경비 출동임무를 수행하며 선박 충돌·전복·화재사고 등 각종 긴급 상황 발생 시, 주·야간 구분 없는 구조 활동 중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매순간 우리(해양경찰)의 노력이 보람 그 자체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정상 수상에 대해 “쑥스럽지만 기분 좋다”며 “저보다 훨씬 훌륭한 선·후배 및 동료 경찰관이 많은데 제가 대표로 받았다고 생각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경비함정을 타고 해상 치안활동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김세화 경감. ⓒ해양경찰 제공
경비함정을 타고 해상 치안활동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김세화 경감. ⓒ해양경찰 제공

해상·도서 지역서 생명 살리는 응급구조사
-서지혜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인천회전익항공대 경사

서지혜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인천회전익항공대 경사 ⓒ해양경찰 제공
서지혜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인천회전익항공대 경사 ⓒ해양경찰 제공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인천회전익항공대 소속 서지혜(34) 경사는 최일선에서 현장구조에 나서는 응급구조사다. 대학에서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고 대형병원 응급구조사로 일했던 서 경사는 2016년 해양경찰에 임용됐다. 서 경사는 “대학 은사님의 권유로 해양경찰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게 됐다”며 “바다에서 경찰로, 구급대원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상과 도서 지역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달려가 이송하는 것은 물론, 해상 고립자 구조, 실종자 수색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

서 경사는 “해양경찰로서 근무하면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일은 항상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긴 시간 이송하거나, 헬기로 이송하는 환자들은 중증환자들이 많기 때문 긴장되고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고 응급처치를 하면서 이송합니다. 그래서 환자이송업무를 하고 나면 녹초가 되는데 보호자분들이나 환자분들이 감사하다고 인사해주시고 무사히 병원으로 가시는 순간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서 경사의 목표는 “해양경찰에서 정년까지 건강하게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그는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발전된 모습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해양경찰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긴급구조 중인 서지혜 경사. ⓒ해양경찰 제공
긴급구조 중인 서지혜 경사. ⓒ해양경찰 제공

“민원봉사실 업무는 해양경찰의 얼굴”
-이민숙 통영해양경찰서 민원실 주사

이민숙 통영해양경찰서 민원실 주사 ⓒ해양경찰
이민숙 통영해양경찰서 민원실 주사 ⓒ해양경찰

통영해양경찰서 민원실에서 민원행정서비스를 총괄하는 이민숙(55) 주사는 1989년 임용돼 35년간 해양경찰에 몸담은 베테랑 공무원이다. 해양경찰 기능직으로 입사하여 수사과, 정보통신과 등 여러 부서를 거쳤다. 이 주사는 “특히 민원봉사실 업무는 해양경찰의 얼굴이라 생각한다”며 “해양경찰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항상 친절하고 겸손한 자세로 민원인의 사소한 부분도 챙겨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영해양경찰서가 33년간 이어온 ‘이동민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동민원실은 해경직원과 민간 자원봉사단이 협업해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섬마을을 찾아가 도배·방충망 교체, 전기 설비 수리, 미용 서비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자원 봉사활동이다. 지난해 8월 이동민원 봉사단의 활약상이 프랑스 공영방송을 통해 유럽 전역 등으로 방영되는 등 나눔 봉사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 주사는 호정상 수상에 대해 “통영해경 경찰관과 지자체·민간단체 자원봉사자들과 관내 취약지역을 방문해 도서주민의 고충처리 및 나눔 문화 행사를 실천하며 민원해결에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통영해양경찰서 이동민원실 봉사 모습. ⓒ해양경찰
통영해양경찰서 이동민원실 봉사 모습. ⓒ해양경찰

해양오염 방제 최전선에서 뛰는 ‘바다 지킴이’
황선주 부산해양경찰서 해양오염방제과 사무관

황선주 부산해양경찰서 해양오염방제과 사무관  ⓒ해양경찰 제공
황선주 부산해양경찰서 해양오염방제과 사무관  ⓒ해양경찰 제공

황선주(56) 부산해양경찰서 해양오염방제과 사무관은 30년 넘게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라는 목표를 위해 헌신한 해양오염방제 전문가다. 바다에서는 선박에 실려 있는 연료유나 유해물질이 바다에 유출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황 사무관은 해양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 방제 업무를 하는 총괄하고 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는 그는 “수질환경 관련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근무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으로 해경을 선택했다. 1992년 9급으로 해양경찰에 첫 발을 내딛은 뒤 약 32년간 해양방제 업무에 매진한 황 사무관은 해양오염 방제 자재 약제 형식승인 제도 개선, 방제기자재 연구전문성 강화, 무역항 입출항 선박의 선박배기가스 세정수 배출 예방을 위한 법개정안 제안 등도 성과도 냈다.

언제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대응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긴급사고 처리로 밤샘을 하거나 야간에 바로 현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는 “집에 혼자 어린 아들을 두고 갈 수가 없어 옆 좌석에 태우고 가다가 접촉사고가 발생한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고 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황 사무관은 “공직자의 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범적으로 완수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해양경찰에서 해양오염방제 업무는 매우 힘든 직업임에도 전문성과 자긍심을 가지고 모범적으로 퇴임을 하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9급 1호봉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하여 퇴직하는 날까지 계속 도전하며 성과를 낼 것이며, 후배에게 그 성과의 열매를 안겨주고 싶고 후배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해양오염 사고 현장 지휘하는 황선주 사무관. ⓒ해양경찰
해양오염 사고 현장 지휘하는 황선주 사무관. ⓒ해양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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