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지상] 이레샤 페레라 톡투미 대표
이주여성 협동조합 꾸려
다문화 알리고 자립도와

이레샤 페레라 톡투미 대표 ⓒ본인 제공
이레샤 페레라 톡투미 대표 ⓒ본인 제공

‘페라라 헬레세게 이레샤 딜라니’. 스리랑카 출신인 이레샤 페레라 톡투미 대표의 주민등록증에 새겨진 본명이다. 그는 “긴 이름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이레샤 페레라라고 줄여서 소개한다”고 말하며 시원하게 웃었다.

스리랑카에서 여성복 디자이너로 일하던 이레샤 대표가 한국에 처음 온 건 지난 2000년. 스리랑카와 한국을 오가며 일하던 그는 자주 묵던 한국 숙소 사장님의 아들을 소개받았고, 2년 뒤 결혼해 한국에 정착했다. 1남1녀을 낳아 다문화 강사로 활동하던 그는 우연히 한국방송(KBS)의 이주민 프로그램 ‘러브인아시아’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방송에서 만난 이주여성들과 함께 2008년 서로 돕는 자조 모임 ‘톡투미(Talk to Me)’를 만들었다. 자조모임을 단체로 등록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건 2012년이다. 톡투미는 한국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이주여성들을 위해 정보를 나누고 디딤목이 돼 주는 ‘이주여성 연대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이주 여성 100여명과 자원봉사자 6000여명이 활동하는 단체가 됐다. 주요 봉사 프로그램 ‘모니카와 놀자’는 최근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공식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이레샤 대표는 ‘모니카와 놀자 프로그램’은 “다문화 사회가 왜 우리가 같이 가야 하는지 이해하고 다양성의 의미를 알리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톡투미의 ‘모니카랑 놀자’는 인형 만들기를 통해 다문화 감수성을 키우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유네스코(UNESCO)로부터 ‘지속가능발전교육 프로젝트’로 인증을 받았다. ⓒ본인 제공
톡투미의 ‘모니카랑 놀자’는 인형 만들기를 통해 다문화 감수성을 키우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유네스코(UNESCO)로부터 ‘지속가능발전교육 프로젝트’로 인증을 받았다. ⓒ본인 제공

톡투미는 자조 모임을 넘어 한국사회와 소통하고 이주여성들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톡투미 다밥 협동조합’을 꾸렸다. 아이템은 ‘음식’이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하자”는 의견을 모은 결과다. “다밥은 ‘다함께 밥먹자’라는 뜻”이란다. 이주여성으로만 설립된 톡투미 다밥은 밀키트 판매, 케이터링, 요리교실 등 음식을 매개로 한국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이레샤 대표는 이번 미지상 수상에 대해 “의미 있는 상을 수상하게 돼 책임감이 무겁다”며 “제게 이 상을 주셨지만, 이주여성 대표로 상을 받은 것 같아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이어 “이 상이 다른 이민자들에게도 희망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겠다”며 “운영이 쉬지 않은 톡투미 다밥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제가 일하느랴, 사회활동을 하느랴 두 아이들을 많이 챙겨주지 못했는데 씩씩하게 잘 자라준 두 아이들에게 참 고맙다”며 “내 두 눈이 되어 준 두 아이가 있기에 활동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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