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출산율 분석 보고서
선진국에 도달하면 성평등 수준 올라가야만 출산율 상승
출산율 회복 위해서는 사회 전반 성평등 수준 높여야

성평등 수준이 높아져야 선진국 여성들의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shutterstock
성평등 수준이 높아져야 선진국 여성들의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shutterstock

사회 전반에서 여성의 교육 및 성평등 수준이 높아져야 선진국 여성들의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선진국이자 '저출산의 계곡'에 빠져 있는 한국의 출산율(출생율)을 높이기 위해 성평등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제43권 제4호)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회경제적 발전에 따른 출산율과 성평등의 관계에 관한 연구’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3년 성격차지수에서 다룬 146개국을 후기산업화 단계의 34개 선진국(이스라엘 제외)과 산업화 단계의 111개 개발도상국으로 나눠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국가별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비교 분석했다.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합계출산율 △여성의 교육 수준 △1인당 국민소득 △성평등 수준 △여성의 기대수명 △청소년 출산율 △여성의 의석 점유율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총 8가지로 정의했다.

좌측은 개도국 그룹에서 출산율과 여성의 교육 수준의 관계를, 우측은 선진국 그룹에서 출산율과 성평등 수준과의 관계를 나타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좌측은 개도국 그룹에서 출산율과 여성의 교육 수준의 관계를, 우측은 선진국 그룹에서 출산율과 성평등 수준과의 관계를 나타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분석 결과, 여성의 교육 수준, 1인당 국민소득, 성평등 수준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에 따라 출산율에 다른 영향을 미쳤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교육, 삶, 건강 등 개인의 삶 차원에서 개인별 성평등이 진전될수록 출산율이 하락하는 반면, 선진국에서는 가족과 직장은 물론 공공영역에서 조직 내 성평등이 진전될수록 출산율이 상승했다.

즉, 출산율은 사회경제적 발전에 따라 산업화 단계에서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하락하다가, 일정한 전환점을 넘어 후기산업화 단계에 진입하면 성평등 수준이 높아지면서 상승한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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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은 후기산업화 단계에 도달한 선진국이면서 국제통화기금(IMF)뿐만 아니라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으로부터 선진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국가다.

또한 지난해 성격차지수(GGGI)가 전 세계 146개국 가운데 105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 불평등 국가이기도 하다.

연구를 수행한 이제상 행복한 가족만들기연구소 본부장과 송유미 대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한국은 개인적 성평등이 확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 내 성평등이 제도적으로 문화적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꽉 막혀있기 때문에 ‘저출산의 계곡’으로 계속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정책, 성평등적인 노동정책과 가족정책 등 조직 내 성평등 수준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정책들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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