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백악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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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이 다음 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공화당의 후보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오는 15일(현지시각) 실시된다. 이에 앞서 오는 10일 CNN이 주최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CNN에 다르면 토론 자격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자격을 얻었다.

CNN은  공화당 코커스 당원들 또는 예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 차례의 전국 및 아이오와 주의 여론조사에서 적어도 10%의 지지를 받은 후보에게 토론참가 자격이 주어진다고 밝혔다.

공화당원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트럼프는 이번에도 토론을 거를 예정이다. 트럼프는 토론이 열리는 시간에 폭스뉴스 주최하는 타운홀 대담에 출연한다.

민주당의 경우 재선 도전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변이 없는 한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 안팎의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공화당 경선에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 대결이 예상된다. 대세를 흔들 만한 폭풍이 일지 모르겠지만 변수들은 더 강해지고 있다. 

나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예상대로라면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최고령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1942년 11월 20일생인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82세, 1946년 6월 14일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78세다. 두 사람 모두 미국 남성의 기대수명 76세를 넘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나이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두가 미래에 더 오래 일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게 한다"는 긍정론이 있다. 

미국 유권자의 대다수는 75세 이상의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공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너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를 배제될 것으로 생각하는 부정론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51세인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2월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의회에 임기 제한을 둘 것이고, 75세 이상 정치인은 의무적으로 정신 능력에 대한 검사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말실수와 행동이 실수로 고령에 대한 의문이 심심찮게 제기됐다. 건장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당선된다면 역시 최고령에 취임하는 미국 대통령이 된다.

물론 이 두 사람은 세계 최고령 지도자인 카메룬의 폴 비야 대통령보다는 어리다. 폴 비야 대통령은 1933년생으로 올해 91세다.

미국에도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이가 같거나 많지만 노익장을 과시하는 정치인이 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84세,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82세이다. 펠로시 의원은 올해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매코널 의원은 기자회견 도중 수십초 동안 말을 잇지 못해 건강 이상설이 나돌기도 했다.

법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한 콜로라도주의 판결에 대해 다음달 8일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상소 및 심리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달 8일 구두변론을 진행한다. 

콜로라도주 경선이 열리는 3월 5일 이전에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메인주 최고 선거관리자인 민주당 소속 셴나 벨로우스 메인주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

CNN은 벨로우스 장관이 미국 수정헌법 14조 3항을 근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경선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고 보도했다.

수정헌법 제14조 3항은 '반란을 일으키거나 이에 가담한 공직자는 더 이상 선출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메인주 의회 전직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지지자들을 부추겨 국회의사당 난입을 허용했다며 그의 경선 출마에 이의를 제기했다.

벨로우스 장관은 트럼프 측이 법원에 항소하기 전까지 자격을 잠정 보류했다. 메인주는 공직 후보 출마 자격과 관련된 이의 신청이 제기되면 주 국무장관이 먼저 가부를 결정한다.

앞서 지난달 19일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경선 출마 금지 결정을 내렸다.

콜로라도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 헌법 항쟁 조항에 따라 4대 3의 다수의견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수정헌법 제14조 3항에 따라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이 조항이 대통령직을 금지시킬 수 있는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후보에서 탈락시킬 수 없다는 지방법원 판사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인주와 콜로라도주의 결정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

최종 결정은 연방대법원에서 내려진다. 미 언론은 연방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체를 막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 출신의 주 국무장관과 민주당 출신의 주지사들이 임명한 지방 대법원의 결정이 트럼프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판단은 엇갈린다.

CNN은 트럼프가 지난 2021년 1월 6일에 의사당 폭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노력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정당한지 아니면 올 가을에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역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범죄 혐의는그의 거친 반민주적 행동이 책임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의 크리스 크리스티 대선 후보는 CNN의 디스모닝(This Morning)에 출연해 콜로라도와 메인주의 결정이 트럼프를 순교자로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우리의 민주주의에 좋지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투표장에서 유권자들에게 패배해야 하고, 그에 대한 진실을 기꺼이 말하는 저와 같은 사람에게 패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곧 시작될 재판이 트럼프에게 심각한 정치적 피해를 줄 것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그는 기소를 상처 없이 견뎌냈습니다. 배심원단이 평결을 내리기도 전에 그는 아마 공화당 후보로 지명될 만큼 충분한 대의원을 확보했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NYT 재판이 중요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공화당의 예비 유권자들과 여론 주도층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할 수도 있다. 유죄 판결은 재판이나 기소와 같지 않다. 그것은 훨씬 더 중대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니키 헤일리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로이터 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로이터 연합뉴스]

공화당 예비선거를 앞두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CNN이 뉴햄프셔대와 공동으로 지난 4~8일 해당 지역 거주유권자 18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화당의 예비선거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32%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1순위로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39%였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12%),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8%),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5%) 등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 격차는 7%포인트로 오차 범위(±2.3%P) 밖이지만, 격차가 한 자릿수 이내로 좁혀진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달 21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이자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15%p 차이였다. 

미국 세인트 앤셀렘 칼리지 서베이센터가 지난 18~19일 1711명의 뉴햄프셔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헤일리 전 대사는 3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44%)보다 14% 뒤졌다. 

지난 9월 조사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45%)과 헤일리 전 대사(15%) 사이의 격차는 30%p였으나 석달 사이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51세의 헤일리 전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훨씬 젊다. 주요 공화당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이다.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낙태 등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공화당 후보 가운데 가장 전향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역사관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CNN은 최근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유권자와의 만남 행사에서 '무엇이 남북전쟁의 원인이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노예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이 논란을 불렀다고 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한 유권자의 질문에 "나는 남북전쟁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어떻게 운영되느냐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자유와 더불어, 사람들이 할 수 있었던 것과, 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다소 모호한 답을 했다.

CNN은 헤일리 전 대사가 노예제의 명백하고 역사적인 의미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거부한 것은 최근 몇 년 동안 우파로 멀리 행진한 정당의 강경 보수 유권자들을 달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또  2020년에 미국 민주주의를 뒤집으려는 트럼프의 시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맞서는 것을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는 분명히 선거에 대한 전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관심을 가진 유권자들을 소외시키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헤일리 전 대사의 실수와 그것을 청산하려는 다소 서툰 노력은 인종과 남북전쟁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그가 종종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역사의 진실에 대해 모호하게 말하는 인상을 줄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그의 이력에 따라다녔던 비판들을 되살릴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AP 연합뉴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AP 연합뉴스]

NYT는 2024년 대선에 영향을 미칠 5개 요소 중 하나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같은 무소속을 꼽았다. 젊은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무소속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케네디가 대선전에 성공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조차 알수 없는 미지의 요인(X-facto)임에는 틀림없다.

NYT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약 20%가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케네디는 2016년 자유주의자인 게리 존슨과 같은 과거 소수 후보자들은 결코 꿈꿀 수 없었던 상품성을 갖고 있다. 

10대 유권자들이 케네디에게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를 그럴듯해 보인다. .

퀴니피액대학이 지난달 14~18일 유권자 1647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양자대결에서 접전을 펼쳤다.

두 후보만 맞붙을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7%,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오차범위(2.4%) 내의 차이를 보였다.

케네디가 포함된 3자 대결에서는 케네디의 지지율은 22%로 바이든 대통령(38%), 트럼프 전 대통령(36%)의 지지율보다는 뒤졌지만 두 후보의 지지율을 일정 정도 빼앗아 왔다. 

18~34세 유권자 중 무려 40%가 케네디를 지지한다고 응답해 바이든 대통령(36%)과 트럼프 전 대통령(21%)보다 훨씬 높았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1954년생으로 1968년 피살된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의 11남매 중 셋째이다. 역시 1963년 피살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다.

로이터통신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대선을 3자 구도로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 소속이었으나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케네디 주니어의 선전은 트럼프보다는 바이든에게 더 불리할 것으로 미국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레드필드 & 윌튼 스트래티지스가 12월 28~30일까지 텔레그래프 함께 실시한 이른바 '경합주(Swing State)'에 대한 결과 6~11% 사이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보다는 바이든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케네지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NYT는 대선의 다른 변수로 새로운 부동층(The new swing vote)과 경제를 꼽았다.

NYT는 청년, 흑인, 히스패닉계로 대표되는 새로운 부동층(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거나 바꿀 여지가 있는 유권자들)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커맘, 보안맘, 레이건 민주당, 백인 노동계층 등 기존의 선거 부동층과는 다른 새로운 부동층이 바이든 대통령을 다시 지지해 줄지가 승패를 가를 변수라는 것이다.

NYT는 "경제 뉴스는 지난 몇 주, 몇 달 동안 분명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간은 바이든 대통령의 편이 아닐 수도 있다면서 그의 나이, 말을 더듬고 비틀거리는 행동은 유권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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