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9개 시민사회단체 “생태적 축제로 전환해야”
화천산천어축제 맨손잡기 프로그램 중단 서명 중

화천 산천어축제가 6일 개막한 가운데 전국 39개 시민사회단체가 “동물 학대를 당장 중단하라”며 규탄했다. ⓒ동물해방물결
화천 산천어축제가 6일 개막한 가운데 전국 39개 시민사회단체가 “동물 학대를 당장 중단하라”며 규탄했다. ⓒ동물해방물결

화천 산천어축제가 6일 개막한 가운데 전국 39개 시민사회단체가 “동물 학대를 당장 중단하라”며 규탄했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2024 화천산천어축제가 이날 개막했다.

동물해방물결·시셰퍼드코리아 등 39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강원 화천군청 앞에서 축제의 동물 학대 프로그램을 규탄하고 생태적 축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39개 시민사회단체는 “3년 전부터 화천군에 ‘고통을 느끼는 어류를 윤리적으로 대우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화천군은 무응답, 적반하장, 무변화로 일관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을 개최한 39개 시민단체는 △맨손잡기 프로그램 즉각 중단 △양식어류를 사용한 얼음낚시 프로그램 점진적 폐쇄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 및 생태적 축제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매년 화천에서 열리는 산천어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라고 불리지만 동시에 동물에게 과도한 고통을 가하는 프로그램으로 비판받아 왔다”며 “단 23일간의 화천산천어축제를 위해 전국 양식장에서 60만 마리 산천어가 인공번식으로 태어나며, △밀집 사육 △축제 전 굶김 △운반 시 과도한 스트레스로 축제 전부터 고통을 받는다. 축제에서 산천어는 △맨손잡기 △얼음낚시 등 오락프로그램에 이용되며, 이 과정에서 생명 존중, 동물에 대한 인도적 대우는 찾아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신은성 새벽이생추어리 비질모임 활동가는 “화천 산천어축제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이 비인간 동물을 학대, 감금, 착취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산천어를 한 곳에 가두어 도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하며 이 축제에서 산천어에게 벌어지는 일을 알렸다.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활동가가 ‘어류도 고통을 느낀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활동가가 ‘어류도 고통을 느낀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활동가는 “동물은 오락의 도구가 아니다.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지역 살림 문제에 공감하지만, 생태계를 해치며 동물을 이용한 지역 경제 활성화 방식에는 반대한다”며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축제를 위해 화천 산천어 축제가 동물 학대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고, 생태적 축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은 상수원보호구역이지만, 길이 2km에 달하는 단단한 얼음판을 설치하기 위해 사전에 수중 제초와 물막이 공사를 한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고유한 생태계가 있는 화천천을 1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를 위해 막고 갈아엎는 것은 생태가 보전되지 못하게 한다”며 “지역 생계를 하나의 축제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지적했다.

김민선 시셰퍼드코리아 활동가는 “외지에서 산천어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강과 바다는 황폐화된다”며 “양식업은 많은 어류를 좁은 곳에 가두어 키우는 과정에서 각종 화학약품들을 사용하여 해양 오염을 야기하며, 어업으로 잡은 치어를 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남획을 가속화시킨다”고 비판했다.

37개 시민사회단체는 산천어 축제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화천군에 전달하고자 ‘화천산천어축제 맨손잡기 프로그램 중단 1만명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일주일간 모인 서명은 876개에 달한다.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은 “가족, 친구들의 행복과 아동의 교육, 지역문화의 발전을 살육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것은 문명의 수치다”, “무심코 즐기던 일이 자연과 생태계를 훼손하는 일이었다. 반성한다”, “가족과 연인들이 즐길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축제가 되길 바란다” 등 축제의 전환을 요구하는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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