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하고 싶은 여자들
코로나19 이후 20대 여성의 급증하는 자살률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이미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비극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는 한국에서 청년층의 자살률 증가, 그중에서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청년 여성들의 자살률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사회학 연구자인 저자는 ‘증발하고 싶다’고 말하는, 1년 이상 지속적인 자살생각에 시달리는 청년여성 19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무엇이 이들을 삶의 종료에 대한 생각으로 내몰아가는지 밝힌다.
이소진/오월의봄/1만 6800원
의존을 배우다
장애와 살아낸 현실에서 길어 올린 철학적 질문들. 사유할 줄 아는 ‘이성’적인 인간을 전제로 세워진 전통 철학은 인지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장애를 가진 이들의 권리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중증 인지장애를 가진 딸을 기르며 좋은 삶과 정상성, 인격과 존엄성 같은 개념들을 검토하기 시작한 저자는 장애의 렌즈로 철학을 바라볼 때 ‘삶을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가르침을 얻는다고 설명한다.
에바 페더 키테이/김준혁 옮김/반비/2만 6000원
엄마와 내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엄마를 이해하는 열다섯 가지 방법에 대한 책.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이인 엄마와의 관계를 깨트리지 않고 상처를 온전히 치유하기 위해 침묵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집필에 나선 미국 작가 15인은 진실한 대화의 물꼬를 트고,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침묵을 깨고 고통을 마주한다. 열다섯 자녀가 말하는 열다섯 엄마의 이야기는 ‘모성 신화’에 가려진, 인간으로서의 엄마를 이해하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미셸 필게이트 외 14인/이윤실 옮김/문학동네/1만 7000원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으로 산다는 것
승자도 패자도 아닌 존엄한 인간으로 사는 21세기 남성학. 직장을 갖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 경험을 바탕으로 취업 빙하기 ‘잃어버린 세대’를 대변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최근 자신도 여성을 혐오하는 ‘인셀’이 될 수 있다는 내면의 어둠을 자각하고 프리터 시절 경제적·사회적 불안정보다 여자친구가 없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는 솔직한 고백과 함께 소수자도 주류도 아닌 평범한 ‘약자 남성’에 관한 남성성을 분석했다.
스기타 슌스케 지음/명다인 옮김/또다른우주/1만 6800원
젠더 수업 리포트
성범죄를 포함한 젠더기반 폭력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때마다 성교육의 필요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곤 한다. 그러나 성교육은 으레 ‘2차성징’과 같은 생물학적 지식이나 피해자·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라고만 여겨진다. 7년째 성교육 활동을 해온 저자는 ‘성교육이 성고정관념을 해체하는 성평등한 관점과 가치관도 함께 배우는 시간’이라며 이를 교육에 담기 위한 조건과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유진(달리)/오월의봄/1만 4000원
사랑을 재발명하라
최근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미혼 남녀 10명 중 6명은 연애하고 있지 않다.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와 사랑 노래,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연애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문학, 드라마, 영화, 사건, 언론 보도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사랑은 단순한 개개인의 일이 아니라 가부장제 영향을 받는 사회적인 현상임을 설명하며 우리가 보다 더 나은 사랑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제시한다.
모나 숄레/백선희 옮김/책세상/1만 8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