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원, 트럼프 면책특권 적용여부 신속변론 거부
메인주 법원, 다음주 트럼프 출마자격 결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적용여부에 대한 신속변론을 거부했다. 콜로라도 대법원에 이어 메인주 법원이 다음주에 트럼프 출마자격을 결정하기로 했다. 트럼프의 재선 도전을 놓고 연방대법원과 지방대법원이 엇갈린 결정을 하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은 22일(현지시각) 대선 결과 조작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면책특권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이른바 '패스트 트랙(신속 변론)'으로 진행해달라는 특별검사측 요구를 거부했다.

특검은 빠른 재판을 진행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주장을 기각하고, 현재 진행 중인 형사사건에서 신속히 유죄판결을 끌어낸다는 계획이었으나 대법원이 기각해 제동이 걸렸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여부와 관련해 잭 스미스 특검이 요구한 신속 변론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구체적인 기각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등 혐의로 기소했고, 해당 사건 재판은 내년 대선 경선이 한창인 3월4일 시작될 예정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면책특권 주장을 펼치며 재판 지연 전략을 폈다.

스미스 특검은 법원에 이 같은 주장을 빠르게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며 맞섰다. 빠른 변론을 위해 이례적으로 항소법원을 건너 뛰고 곧바로 대법원에 판단을 요구했다. 대법원이 신속 변론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면책특권 여부에 대한 빠른 판단이 내려져 형사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며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AP는 "이번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의 승리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백악관 재입성을 노리는 만큼 반복적으로 형사 재판 절차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재판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유죄 판결의 위험성이 있지만 대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한숨 돌렸다. 내년 대선 전에 재판이 결론 날 가능성이 한층 줄었다.

메인주도 다음주 트럼프 출마자격 결정

미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한데 이어 메인주가 다음주 트럼프의 출마 자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셴나 벨로우즈 메인주 국무장관은 지난주 주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의 출마 자격에 이의를 제기한 3건의 소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콜로라도주 대법원 결정이 나온 뒤 제기된 소청과 관련한 양측 변호사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며 다음 주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인주는 공직 후보 출마 자격과 관련된 이의 신청이 제기되면 우선 국무장관이 가부를 결정하도록 주 헌법에 규정돼 있다. 국무장관의 결정에 대해 이의가 제기될 경우 주 대법원에서 다루게 된다.

벨루우즈 메인주 국무장관은 민주당 소속이다.

메인주는 콜로라도주와 마찬가지로 내년 3월5일 수퍼화요일에 공화당 예비선거를 실시한다. 각 주는 선거일 45일 전인 1월20일부터 선거관리원과 감독원에게 투표용지를 발송하기 때문에 후보자의 출마 자격 결정을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다.

트럼프측이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에 대해 1월 4일까지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각주의 예비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되지만 메인주의 경우 국무장관이 트럼프의 후보 자격을 박탈할 경우 출마 가능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메인주 법은 등록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자격에 대해 국무장관에게 이의 신청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메인주에는 3건의 이의 신청이 제기돼 있다. 2건은 콜로라도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반란 가담자의 공직 출마를 금지한 미 수정헌법 14조3항에 따른 출마자격 이의 제기신청이다.

미 콜로라도 대법원은 지난 19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 헌법 항쟁 조항에 따라 4대 3의 다수의견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수정헌법 제14조 3항에 따라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미시간주 대법원에도 트럼프 후보 자격을 다투는 소송이 제기돼 있으나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판결할 가능성이 없다. 그밖에도 로드 아일랜드주, 뉴햄프셔주, 플로리다주 등 10개 주에서는 하급법원에서 트럼프 후보 자격 이의 신청이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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