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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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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경씨

“수백대 1의 경쟁을 뚫고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들어와서도 하드트레이닝을 받는 전문직인데, 그런 식으로 매도하는 건 상식적으로 방송에 대해 문외한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기자도 5년, 10년 경력이 되지 않으면 기사를 쓰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나운서 비하 발언을 접한 KBS 아나운서들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KBS 지영서 한국어 팀장은 “고소는 아나운서의 이미지가 왜곡돼 바로 잡는다는 선에서 하는 것”이라며 “여성의 문제만이 아닌 직종의 문제이고 같이 힘을 모아줘야겠다는 생각에 고소를 하는 것일 뿐 여론몰이로 회자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지 팀장은 “문갑식 기자가 계속 음성, 문자를 보내오며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지만 100% 신뢰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고소를 지원하는 이재후 아나운서는 “이번 사건의 논점은 기자 대 아나운서가 아닌 남성이 여성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킨 것”이라며 “매체 비판을 한다면서 여성 진행자를 아무 근거 없이 거론해 폭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으로 원치 않는 주목을 받게 된 여자 아나운서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여자 아나운서를 '방송의 꽃'이라 운운하는 사회 인식에 할 말이 많다는 입장이다. 고소인으로 참여한 오유경 아나운서는 “여자 아나운서가 꽃이라는 인식은 아나운서들에겐 가장 아픈 부분”이라며 “이는 아나운서의 한계이기보다 방송 현실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아침에 하는 한 프로그램은 남녀 진행자가 모두 기자인데도 저널리즘을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송 구조 자체에서 짜여진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거죠. 10년, 20년 된 중견 남성과 5년 된 여성의 구도는 경력이 적은 사람이 서브 역할을 하는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생길 수 있습니다”

오유경 아나운서는 이번과 같은 내용의 “제2의 기사가 나와선 안 된다”며 “고소 결과가 시원하게 나오지 않아도 아나운서들 스스로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에 대해 소리 높여 얘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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