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12월11일까지 국립정동극장_세실

ⓒ국립정동극장 제공
ⓒ국립정동극장 제공

극단 돌파구의 연극 ‘키리에’(연출 전인철)가 오는 30일부터 12월11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_세실 무대에 오른다.

극은 30대에 과로사한 천재 건축가의 영혼이 깃든 ‘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 집에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모여든 인물들이 타인을 통해 기적처럼 삶을 다시 바라보는 희망의 이야기다. 제목 ‘키리에’는 카톨릭이나 성공회의 미사곡, 자비, 종교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이를 넘어 인간과 인간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사랑과 취약한 서로 연결된 개인들이 삶을 살아갈 힘에 관해 이야기한다.

지난 2021년 극단 돌파구와 신촌문화발전소의 ‘오늘의 희곡’ 프로그램 낭독공연으로 처음 공개됐다. 올해 초 예술공간 혜화에서 또 한 번의 낭독공연을 열었고, 국립정동극장의 ‘창작ing’를 통해 정식 무대화된다.

배우 최희진이 비인간적 존재인 ‘집’이 된 에고이스트가 생명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섬세히 그린다. ‘집’을 찾아온 엠마(유은숙), 관수(백성철), 목련(조어진), 분재(윤미경)와의 관계성을 깊이 있게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생명을 품는 공간으로서의 검은 숲을 더 명료하게 설정하고 인물 관계를 구체화했다. 이머시브 사운드를 활용해 관객이 숲속 작은 집에 함께 있는 듯한 감각을 제공한다. 또 대사, 소리와 음악 정보, 그림 기호 등이 표시된 한글 자막과 작품 개요·공연의 시각적 요소를 설명하는 음성 파일·문서를 제공해 관객들의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극단 돌파구는 2015년 창단 이후 과학, 우주, 청소년, 젠더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SF 장르의 공연 제작에 집중하면서 동아시아의 SF 소설을 연극으로 제작하는 ‘우주극장’ 시리즈를 선보였다. 동시대 한국 사회의 이슈를 창작 희곡을 만드는 ‘오늘의 희곡’ 시리즈를 통해 젊은 희곡 작가들과 작업해 왔다. 최근 2023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연극 ‘지상의 여자들’을 선보였다.

장영 작가는 “‘키리에’는 기존의 삶으로부터 추방되고 내몰린 자들의 이야기다. 죽음을 위해 찾아간 타국, 기존의 언어와 경계 바깥으로 내몰려 한없이 약해진 에고(ego)들에게 찾아오는 탈존의 구원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나’라는 말(언어)이 깨져버린 자리에 가만히 스며 들어오거나 때때로 쳐들어오는 타자들을 통해, 기적처럼 변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키리에’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타인을 통해 희망을 얻고 연대하는 과정이 잘 담긴 작품이다. 관객들 서로가 삶을 살아가는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파크 티켓과 국립정동극장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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