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올해 결과
고교생 ‘군인’, 중학생 ‘공무원’ 10위권 밖으로
국가승인통계 지정 2015년 이후 처음 있는 일
창업희망 고교생 비율 역대 최고…관심도 상승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무원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무원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가 매년 작성하는 고등학생 장래희망 올해 조사에서 군인이, 중학생의 경우 공무원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된 이후 9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졸업 후 창업을 희망한다고 밝힌 고교생은 같은 기간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고 생명과학자나 연구원, 컴퓨터공학자 등 첨단 분야를 꿈꾸는 학생도 늘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직능연)은 이같은 내용의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26일 밝혔다.

이 조사는 지난 2015년 국가승인통계 지정 이래 교육부가 직능연에 의뢰해 매년 실시된다. 초·중·고 학생들의 장래희망과 학부모, 교사의 인식을 파악한다.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통합 방호 실제훈련'이 열린 지난 2일 울산항에서 육군 53사단 장병 등이 작전을 펼치고 있다.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훈련에는 18개 기관에서 150여 명이 참가해 통합방위작전을 점검했다. (사진=53사단 제공)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통합 방호 실제훈련'이 열린 지난 2일 울산항에서 육군 53사단 장병 등이 작전을 펼치고 있다.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훈련에는 18개 기관에서 150여 명이 참가해 통합방위작전을 점검했다. (사진=53사단 제공)

공무원, 군인 외면 받고…교사·운동선수 ‘부동의 1위’

중학생은 지난해 10위였던 ‘공무원’이 올해 17위로, 고교생은 ‘군인’이 3위에서 11위로 대폭 하락했다.

2015년 이래 중학생 희망직업 상위 10위에서 공무원이, 고교생 10위권에서 군인이 빠진 것은 처음이다.

군인은 고교생 장래희망에서 2015년 7위, 2016년 5위, 2017년 4위, 2018년과 2019년 5위 등을 보이다 2020년 4위, 2021~2022년 3위까지 상승했다.

중학생 장래희망에서도 공무원은 2020~2021년 6위 등 매년 6~10위권 안에 드는 상위 희망 직업이었다.

1위 희망직업은 초등학생은 운동선수, 중·고교생은 교사였다. 초등학생 조사에서 운동선수는 2018년 이래 6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교사는 중학생과 고교생 조사에서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장래희망 뭘로 바뀌었나…“생명과학·컴퓨터공학자”

해당 직업의 자리를 대신한 직업군에도 눈길이 간다.

중학생은 공무원과 함께 뷰티디자이너가 빠진 대신 CEO(최고경영자)/경영자(7위), 배우/모델(8위)이 10위권에 들었다.

고교생의 경우 변화가 컸는데, 지난해 군인이던 3위 자리가 ‘생명과학자 및 연구원’으로 지난해 9위에서 6계단 뛰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위였던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 개발자’도 4위로 올라섰다.

교육부는 “신산업 분야 관련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 고령화 등 사회 변화가 학생들의 희망에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컴퓨터공학자, 생명과학자 등 신산업 개발자에 장래를 두고 있다고 답한 고교생의 비율은 2013년 3.6%에서 올해 조사 11.6%로 10년 만에 3배 올랐다.

고교생이 대학 진학을 가장 희망하는 전공 계열은 의학 등 보건(14.1%)이 차지했다. 남성은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이 21.7%, 여성은 예술이 20.3%로 1위였다.

신종 직업군으로 거론되는 유튜브 등 크리에이터(창작자)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여전히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올해 조사에서 운동선수, 의사, 교사에 이어 4위였다.

크리에이터는 2018년 처음 초등학생 장래희망 5위로 10위권에 진입한 뒤 매년 3~4위권을 지키고 있다. 다만 중학생 조사에선 3년 연속 하락해 올해 20위였다.

지난 7월 1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서울진로직업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 부스에서 드론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7월 1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서울진로직업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 부스에서 드론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졸업 후 창업하고 싶다” 고교생 비율 9년 새 최대

고교생의 졸업 후 창업 희망 비율은 5.2%를 보였다. 이 역시 2015년 국가승인통계 지정 후 최고치다.

응답률은 지난해 2.9% 대비 2.3%포인트(p) 상승했다. 2015년 1.0%에서 그간 매년 1%대 수준에 머물렀으나 2020년 1.3%부터 3년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고교 졸업 후 창업을 계획한다고 밝힌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을 묻자, ‘창업자금 지원’이 59.5%로 1위였다.

학생들에게 창업에 관심을 보이는 정도를 5단계 척도로 물었을 때도 ‘매우 관심이 있음’, ‘관심있음’을 합해 41.5%로 2021년(35.1%)부터 3년 째 상승세를 보였다.

관심을 가진 이유는 ‘나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서’(32.6%)가 가장 많았다. 2위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서’(31.7%)였다.

교육부는 이런 관심이 학교에서 창업가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과 활동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교과 수업 중 이런 교육을 받았다고 밝힌 고교생은 37.1%, 중학생은 39.1%로 전체 5명 중 2명에 이른다.

장래희망 택하는 기준…좋아하는 일>잘할 일>돈

학생들이 희망 직업을 택하는 기준은 ‘좋아하는 일이라서’가 연령대와 상관 없이 가장 중요했다. 초등학생이 60.3%, 중학생이 46.6%, 고교생이 39.9%였다.

그 다음 이유로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초 14.6%, 중 20.8%, 고 19.8%)와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초 7.7%, 중 11.3%, 고 9.5%) 등이다.

희망 직업이 없다고 밝힌 학생 비율은 초등생(20.7%), 중학생(41.0%)은 지난해보다 높아졌지만 고교생(25.5%)은 낮아졌다. 이같이 답한 이유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가 1위였다.

이 조사는 지난 6월5일부터 7월18일까지 전국 초·중·고 1200개교의 학생, 학부모, 교원 총 3만8302명을 대상으로 했다. 진로희망과 학교 진로교육 환경, 프로그램과 인식 등 268개 항목을 온라인으로 조사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국가통계포털과 진로정보망 ‘커리어넷’(www.care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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