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정기공연 ‘암덕: 류(流)의 기원’
26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여성 최초 남사당패 꼭두쇠 ‘바우덕이’의 삶과 예술 그려

지난 22일 열린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정기공연 ‘암덕: 류(流)의 기원’ 프레스콜 사진. ⓒ국립정동극장 제공
지난 22일 열린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정기공연 ‘암덕: 류(流)의 기원’ 프레스콜 사진. ⓒ국립정동극장 제공

조선 말 ‘아이돌’ 수준의 인기를 끌었고, 여성 최초로 남사당패 꼭두쇠(우두머리)에 오른 ‘바우덕이’(김암덕)가 돌아왔다.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이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선보이는 정기공연 ‘암덕: 류(流)의 기원’이다.

제목은 ‘바우덕이’의 본명 ‘김암덕’에서 따왔다. 다섯 살에 남사당패에 들어가 열다섯에 우두머리가 된 대단한 여성이다. 19세기 조선에서 경기도 안성을 근거지로 활동했다. 바우덕이는 조선 최고의 명창으로 불릴 만큼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춰 인기를 끌었다. ‘바우덕이 소고만 들어도 돈 나온다/바우덕이 치마만 들어도 돈 나온다/바우덕이 줄 위에 오르니 돈 쏟아진다’라는 가사의 민요도 있다.

공연은 어린 바우덕이가 엄마를 떠나 남사당으로 들어가게 되는 애절함(1장), 그 속에서 기예를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2장)과 남사당패의 공연 장면(3장), 정처 없이 길을 떠나 떠돌아다녀야 하는 남사당패의 현실(4장), 마지막으로 애환을 희망으로 극복하며 그들의 운명이자 삶을 이어 나가는 모습(5장)을 차례로 묘사한다. 

풍물(농악)·버나(대접돌리기)·살판(땅재주)·어름(줄타기)·덧보기(탈놀이)·덜미(꼭두각시놀음)까지, 남사당놀이 여섯 마당을 만날 기회다. 모던한 의상 디자인, 실감형 영상 등을 활용해 현대적인 멋을 더했다. 남사당놀이나 우리 전통 연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무대다.

지난 22일 열린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정기공연 ‘암덕: 류(流)의 기원’ 프레스콜 사진. ⓒ국립정동극장 제공
지난 22일 열린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정기공연 ‘암덕: 류(流)의 기원’ 프레스콜 사진. ⓒ국립정동극장 제공
지난 22일 열린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정기공연 ‘암덕: 류(流)의 기원’ 프레스콜 사진. ⓒ국립정동극장 제공
지난 22일 열린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정기공연 ‘암덕: 류(流)의 기원’ 프레스콜 사진. ⓒ국립정동극장 제공

이번 공연은 “한 인간이 성장해 나가는 단계를 압축적으로, 시처럼 전달하는 게 목표”다. 민새롬 연출가는 지난 22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바우덕이에 관한 미시적인 설명보다 인물이 살아온 풍경, 성장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며 “(전통연희단체인)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특성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네 여성이 주인공 ‘암덕’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어린 암덕’은 이유주, ‘노래하는 암덕’은 서진실 국악 퓨전밴드 AUX 보컬, ‘줄 타는 암덕’은 박지나 안성시립바우덕이풍물단원, ‘춤추는 암덕’은 조하늘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무용단원이 맡았다. 이용탁 음악감독(전라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단장)과 서순정 작곡가(한양대 음대 겸임교수)가 공동 작곡을 맡았다.

예술감독을 맡은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우리 전통예술도 최고의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2001년 안성 바우덕이 축제에 참여했다가 남사당놀이에 큰 감흥을 얻었어요. 우리 전통예술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면서 세계인과 함께할 수 있는 작품, 정동극단 예술단의 정체성 확립·위상 강화에 가장 적합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안무를 맡은 이현 이현아트그룹 대표는 “처음 연희를 접하고 혹독한 훈련을 거치며 정체성을 세우고, 흔들리기도 하고, 은인을 만나 다시 다지기도 하는 연희자들의 삶을 안무로 표현했다”며 “한국무용이 기본적으로 상체 중심의 동작이라면, 마지막 5장에선 춤꾼들이 땅을 구르고 뛰어오르는 식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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