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AP/뉴시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가자지구=AP/뉴시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석방 협상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일부의 석방을 보장하는 협상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도 인질 협상과 관련해 "이전보다 지금 더 가까워졌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습격해 1,200명을 살해하고 240여명의 인질을 붙잡았다.

미르자나 스폴자리치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위원장은 카타르에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와 회담을 갖고 분쟁과 관련된 인도주의적 문제를 진전시켰다고 제네바에 본부를 둔 ICRC는 성명을 통해 밝혔다. 스폴자리치  카타르 당국과도 별도로 만났다.

ICRC는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의 일부가 아니라고 말했으나 중립적인 중재자로서 "당사자들이 동의하는 석방을 용이하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병원 잇따라 공격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병원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며 환자들은 물론 의료진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인도네시아 병원 2층에 포탄이 떨어져 최소 1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쉬라프 알 쿠드라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알자지라에 "상황은 재앙적"이라며 "인도네시아 병원 안에는 의료진과 부상자를 포함해 700여 명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인도네시아 병원에 포격을 가한 뒤 병원을 포위한 상태로 알려졌다. 또 병원 주변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인도네시아 병원의 의료진인 마르완 압달라는 "이스라엘 탱크가 병원에서 200m도 안 되는 거리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인근 건물 옥상에서 이스라엘 저격수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료 관계자는 병원 건물과 입구, 창문에서 포격이 강렬하고 무차별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 내부에 있는 모든 인원은 본관 중앙에 모여있는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무장세력이 병원 내부에서 이스라엘군을 향해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가자지구 관계자들은 인도네시아 병원 외에 다른 병원들도 표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병원의 모하메드 자코트 사무총장은 WP와의 통화에서 "임종이 임박한 환자와 부상자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며 "그들은 부상 때문이 아니라 포격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에 있는 진료소에서도 이날 오전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의료시설을 향한 공격이 이어지며 의료진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모하메드 유세프 알 나자르 병원의 한 의사는 어느 날 새벽에 시신이 도착했을 때 같은 병원에서 일했던 간호사를 알아봤고, 그는 가족들과 함께 숨졌다고 WP에 말했다.

알시파 병원 대피 미숙아들 이집트 병원으로 이동

[가자시티=AP/뉴시스] 가자지구의 알시파 병원에서 11월 12일 촬영된 조산으로 태어난 미숙아들. 이 병원 지하에 하마스 본부가 있다는 이스라엘군 주장에 따라 병원이 공격 타깃이 되면서 수많은 환자들이 죽었지만 미숙아 31명은 구출해 남부로 옮겼다고 병원측이 11월 19일 밝혔다.
[가자시티=AP/뉴시스] 가자지구의 알시파 병원에서 11월 12일 촬영된 조산으로 태어난 미숙아들. 이 병원 지하에 하마스 본부가 있다는 이스라엘군 주장에 따라 병원이 공격 타깃이 되면서 수많은 환자들이 죽었지만 미숙아 31명은 구출해 남부로 옮겼다고 병원측이 11월 19일 밝혔다.

가자지구 최대 규모 알시파 병원에서 대피한 미숙아 31명 중 29명이 이집트 현지 병원에 도착했다.

AFP통신은 이집트 현지 언론을 인용해 전날 알시파 병원에서 대피에 성공한 미숙아 31명 중 29명이 이날 라파 국경을 통해 이집트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CRS)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자 북부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에서 31명의 미숙아를 구급차에 태워 가자 남부 라파 지역으로 안전하게 이송했다고 밝혔다.

아이들 31명 중 왜 29명만이 이집트로 이송됐는지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전날 구조작업은 세계보건기구(WHO) 및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관계자들과 합동으로 이뤄졌다.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대피 작업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알 시파 병원의 미숙아들이 가자 남부 라파의 탈 알술탄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오는 20일 가족들과 함께 이집트 병원으로 이송된다고 밝혔다.

WHO는 평가단을 꾸려 병원을 둘러본 뒤 병원을 '죽음의 지대'(death zone)로 규정하고 남은 환자 291명과 의료진 25명을 상대로 전면 대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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