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희정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시니어 엔지니어
2023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산업부문 수상

김희정(47)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시니어 엔지니어. ⓒ김희정 엔지니어 제공
김희정(47)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시니어 엔지니어. ⓒ김희정 엔지니어 제공

24년간 선박 개발 한우물을 팠다. 김희정(47)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시니어 엔지니어는 매년 1척 이상의 선박을 설계하고 시운전, 성능 검증까지 맡는 전문가다. 그간 국내에서 등록한 선박 기술개발 관련 특허만 40개다. 

자동/체계적 설계 기반 삼성 선형설계시스템(SPeN)을 최초로 개발했다. 가상현실, 딥러닝 등 최신 기술을 선형 개발에 처음으로 적용, 선형설계 기술력 향상에 기여했다.

기존 선박보다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선박’ 개발에도 두각을 보였다. 선형, 추진기, 에너지 절감 장치를 최적화해 연비 성능이 뛰어난 친환경 LNG 선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LNG선 40척 수주, 매출 약 440억원 기여를 인정받았고, 2023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산업부문)까지 수상하는 쾌거를 누렸다.

보람과 성취감이 그의 원동력이다. 길이 300m 대형 선박이 컴퓨터로 디자인한 그대로 완성돼 바다에 나갈 때면 짜릿하다. 몇 년 전 북극 얼음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을 개발하고 직접 한 달간 북극 항해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희정(47)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시니어 엔지니어. ⓒ김희정 엔지니어 제공
김희정(47)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시니어 엔지니어. ⓒ김희정 엔지니어 제공

“오늘의 영광은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입니다. 앞으로 여성 진출이 희박한 제조업 분야에서 여성 과학자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도 힘쓰겠습니다.”

조선해양 업계의 유리천장이 지금보다 더욱 단단하던 시절 업계에 뛰어들었다. 여전히 “여성 관리자는 경험하지 못한 영역”이라며 “조선해양 분야에서도 우수한 여성 관리자가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고효율 선박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국내 친환경 선박 보급률은 0.1%로 미미한 수준이다. 김 엔지니어는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과 보급 확대를 위해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소형 조선소에서 이러한 기술 개발 비용을 부담하기는 어렵고, 국가연구소에서 개발 후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수한 기술은 우수한 인력에서 나오고, 우수한 인력의 확보는 연구환경 개선과 처우개선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과학기술인들의 연구 환경 개선과 처우개선에 대해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여성이라서 도전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선입관이거나 용기가 없어서 고정관념과 싸우지 못하고 안주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길 바랍니다. 후배들도 과학기술 분야에 자신 있게 도전하고 후회 없이 노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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