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동덕여대서 두번째 시위
서울여대, 숙명여대 등 이어가

17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여성혐오폭력 규탄 공동행동이 릴레이 시위를 개최했다. 사진은 집회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행동 제공)
17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여성혐오폭력 규탄 공동행동이 릴레이 시위를 개최했다. 사진은 집회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행동 제공)

서울 소재 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최근 경남 진주시에서 발생한 ‘숏컷 여성혐오폭력’ 사건에 대한 규탄 시위를 이어간다.

대학가 여성주의 동아리를 중심으로 조직된 여성혐오폭력 규탄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7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신남성연대는 빈대보다 해롭다”며 여성 대상 혐오범죄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지난 9일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개최된 첫 시위 이후 두 번째다.

이는 지난 4일 경남 진주시에서 한 남성이 “여자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다” “나는 남성연대인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며 편의점 직원을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것으로, 대학가 여성주의 동아리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공동행동은 사건 직후 성명문을 통해 가해 남성이 경찰 조사 중 ‘남성연대 회원’이라고 진술한 점을 지적하며,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가 심각해진 상황을 꼬집었다.

또한 여성을 향한 폭력과 페미니즘 백래시의 강도가 높아졌고 페미니스트로 낙인찍힌 여성이 해고당하거나 범죄에 노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국회와 정부는 여성 및 성평등 관련 예산을 삭감하거나 관련 지원을 폐지하고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17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여성혐오폭력 규탄 공동행동이 릴레이 시위를 개최했다. (사진=공동행동 제공)
17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여성혐오폭력 규탄 공동행동이 릴레이 시위를 개최했다. (사진=공동행동 제공)

이날 집회에 참여한 동덕여대 재학생 A씨는 “혐오범죄가 확실함에도 정부는 젠더갈등으로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초 커뮤니티의 회원들이 여성에게 가한 범죄 예시를 들며,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여성혐오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재학생 B씨는 “이 사회에서 신남성연대는 빈대보다 해롭다. 신남성연대를 방치하지 말고 여성들을 위협하는 범죄를 제대로 처벌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집회에 참여한 서울여대 재학생 C씨는 “올겨울에 조카가 태어날 예정이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위험에 노출되는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 우리 사회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공동행동을 주최한 동덕여대 여성주의 동아리 사이렌(SIREN)에서는 “남초 커뮤니티의 여성혐오가 온라인 공간을 넘어 현실의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여성은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범죄의 타겟이 되며, 긴머리일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여성은 어디서나 불안에 떨어야 한다. 사건 발생 후 2주가량이 지났음에도 이를 방관하는 정부를 규탄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자 공동행동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1월 중 서울여자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 등에서 규탄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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