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교사모임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는 악성민원에 시달린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사망한 지 49일 되는 날을 기념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선언하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추모 집회를 열었다. ⓒ박상혁 기자
4일 교사모임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는 악성민원에 시달린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사망한 지 49일 되는 날을 기념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선언하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추모 집회를 열었다. ⓒ박상혁 기자

경찰이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관련해 제기됐던 학부모 '갑질' 정황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송원영 서울 서초경찰서장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은 범죄 혐의점이 없어 오늘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서장은 "일부에서 사망동기로 제기된 학부모의 지속적 괴롭힘이나 혹은 폭언 폭행 협박 강요 등과 같은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면밀히 조사했지만, 그와 같은 정황이나 범죄 혐의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일기장, 메모, 진료내역, 통화내역, 태블릿 PC, 업무용 PC 등을 분석하고 유족, 동료 교사, 친구 등 지인, 학부모 등 68명을 조사한 결과 고인의 사망에 타살 혐의점은 없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2022년 서이초에 부임한 이후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경험해오던 중 2023년 반 아이들 지도 문제, 학부모 관련 문제, 학교 업무관련 문제들과 개인 신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내에서 1학년 담임이었던 2년차 새내기 교사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교사노조 등은 고인이 이른바 '연필사건'을 처리하면서 특정 학부모로부터 과도한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필 사건은 지난 7월 12일 서이초 교사가 담임을 맡은 학급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후 해당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인이 '교사 자격이 없다'는 등 폭언을 듣고 수차례 '전화 폭탄'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20명 규모의 TF팀을 구성해 입건 전 조사를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과 통화했던 (연필 사건) 학부모 2명의 휴대폰을 포렌식해 확인했고, 폭언으로 볼 만한 정황은 없었다"면서 "(해당 사건) 중재 과정에 함께 참여했던 동료 교사도 폭언이 있었다는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해당 사건 학부모들이 고인에게 과도한 연락을 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야간에 (보낸) 문자 1건"이 있었을 뿐이라며 수차례 연락을 취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연필사건' 고발 건과 명예훼손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별도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교사단체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8월 24일 '연필 사건' 학부모들을 협박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해당 사건은 서초서로 넘겨졌다.

지난 9월 13일에는 '연필 사건' 학부모가 누리꾼 20여 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누리꾼 20여 명을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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