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트러스트 → 철통 인증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월 5일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정보보호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전략 요약표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월 5일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정보보호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전략 요약표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해킹 등 피해를 막는 사이버 안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다. 윤석열 정부도 내년부터 통신·금융·의료 등을 중심으로 ‘제로 트러스트’ 보안 모델을 적용·확산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월 5일 제30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정보보호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정보보호산업 시장 규모 30조원 달성, 세계 시장 5위권 진입을 목표로 관련 예산에 1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국산 보안기술로 대체한 한국형 무인점포 구축, 국산 폐쇄회로(CC)TV 반도체 칩 보급 확대, 생체인식 성능 평가 분야 확대 등도 추진한다.

정부가 이같이 나서는 배경에는 사이버 위협 증가와 그에 따른 보안 관련 시장 확대가 있다. 지난해 삼일회계법인(PwC)에 따르면 사이버공격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피해는 2015년 3조 달러에서 지난해 6조 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또,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세계 정보보호 시장 규모가 올해 3019억 달러로 2026년까지 연평균 8.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우선 내년에 통신·금융·의료 등을 중심으로 기존 경계모델을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모델로 적용·확산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제로 트러스트’는 사용자·네트워크·기기 따위의 모든 인터넷 환경이 잠재적으로 바이러스나 패킹 따위의 외부 침입이나 공격을 당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다 광범위하고 엄격하게 관리하는 네트워크 보안 모델이다. 모든 데이터, 통신, 접근 사용자 등을 감시하고 적절한 인증 절차 없이는 접근을 통제한다.

보안·의료SW 등 파급력이 높은 분야 대상으로 보안 취약점 점검과 컨설팅, 보안패치 등 공급망 전반의 보안 관리를 지원한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연간 기업 25곳이 대상이다.

물리보안 분야를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산 신기술 적용·확산 지원도 진행한다. 정부 연구개발(R&D)로 국산화한 CCTV 반도체 칩 보급을 기존 기업 10곳에서 40곳으로 늘리고 2세대 국산 지능형 반도체 칩도 조속히 양산해 국산 물리보안 제품 세계 시장 점유율을 3%(지난해 기준)에서 2027년 1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문·안면 중심 생체인식 성능평가 분야를 정맥과 홍채 등으로 확대하고 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관련 데이터를 60만건 이상 구축해 생체인식 물리보안 시장 확대를 도울 계획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무인 편의점 등 현재 국내 무인점포들은 자동 인증·결제, 성인인증 기술 등은 외산 기술로 써왔다. 정부는 이들 기술을 국산 기술로 대체하는 한국형 무인점포를 구현해 2025년까지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사)국어문화원연합회가 지난 9월 15일~21일 국민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2.0%는 ‘제로 트러스트’라는 단어를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가장 적절한 대체어로는 ‘철통 인증’(56.5%)을 꼽았다. 이어 ‘겹겹 보안’(55.4%), ‘최대 인증’(54.8%) 등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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