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곽지원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
어학 공부 목적으로 스페인 갔다가 현지 문화 매료
스페인 올리브 농장 직접 찾아가 이야기 듣기도
2019년부터 올리브 전문 테이스터로 활동
올리브 오일 입문자에게는 아르베키나 품종 추천

곽지원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 ⓒ여성신문‧성혜련 사진작가
곽지원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 ⓒ여성신문‧성혜련 사진작가

곽지원 테이스터는 올리브오일 전문 테이스터이자 큐레이터로, 10년 넘게 스페인을 거주하면서 올리브 오일 생산지를 다니며 올리브 오일을 발견하고 골라서 소개한다. 곽지원 테이스터는 스페인어 공부를 위해 스페인을 가게된 것을 계기로 스페인 문화에 매료됐다. 곽 테이스터는 스페인 현지 하엔대학교 올리브오일 테이스팅 전문가 과정 수료 (IOC 협회 공인 과정), 코르도바 DOP 관능분석 코스, IFAPA 테이스팅 세미나·올리브 재배 코스 수료, UAB 바르셀로나 자치 대학교 광고홍보학 학사 과정을 밟았다.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 곽지원 씨를 만나봤다.

“미술 분야에서도 일하고 있어”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10년 넘게 거주하셨다고 하셨는데요. 스페인에 가게 된 계기는요.

“처음에는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어서 가게 됐었어요. 과테말라에서 한 5개월 정도 있었는데 스페인어가 중남미도 그렇고 여러 나라에서 쓸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돼서 언어를 배우러 가야지 하고 갔어요. 스페인에 가보니까 사람도 그렇고 문화도 그렇고 잘 맞는 거예요.”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를 하기 전에는 어떤 직업을 하셨는지요.

“광고를 전공해서 스페인에서 광고 회사에 다녔었어요. 프리랜서로 광고 촬영 오면 참여하기도 했어요. 미술 분야에서 일했고 지금도 미술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요. 아트페어에 참가하거나 페어 운영 사무국에서도 같이 일해요. 한 가지 좋아하는 건 올리브 오일이지만 한 편으로 좋아하는 게 미술이라서 두 가지 같이 하려고 해요.”

“올리브 오일 농장서 매력 알게 돼”

-올리브 오일의 매력을 느끼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느낀 순간은 농장에 가서 올리브 오일에 관해서 이야기를 들었을 때예요. 올리브 오일 농장을 찾아간 적이 있어요. 문을 열어준 한 분이 올리브 오일의 세계가 넓다는 매력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때 올리브 오일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스페인에서 좋아하는 여러 가지 중 하나가 식문화예요.”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라는 직업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는요.

“(사람들에게) 올리브 오일 고르는 일을 전문적으로 해봐도 좋지 않겠냐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것도 전문가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올리브 오일을 가져왔을 때 가족이 좋아하는 거예요. 지인도 그렇고요. 제가 고른 올리브 오일을 다들 잘 골랐다고 했어요.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가 있는지 찾아봤어요. 한 10년 전 자료를 발견해서 교수님께 연락드리니 있다고 해서 일 그만두고 바로 스페인 남부로 내려갔어요. 이후 올리브 오일 테이스팅에 관해서 배웠어요. 배운 건 2015년이지만, 본격적으로 2019년부터 전문 테이스터로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올리브 오일 구분하고 감별하는 역할”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가 하는 일에 대해 알려주세요.

“쉽게 이해하면 소믈리에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소믈리에와는 다른 하나가 스페인이나 생산지에서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 같은 경우는 구분하는 역할을 많이 하세요. 생산지에서는 엑스트라 버진과 버진 그리고 그 이하의 오일로 구분하는 역할을 합니다. 생산지가 아닌 곳은 올리브 오일이 괜찮은 오일인지 감별해요.”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가 국내에선 아직 생소합니다.

“(올리브 오일)생산지에서는 꽤 대중화돼 있는데 일반 사람들이 아는 역할은 아니에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어디를 가더라도 ‘저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예요’라고 하면 다들 놀라요. 대중 앞에서 하는 건 갓 시작하고 있어요. 올리브 오일이 생산지인 나라에서는 한국과 비교하면 김치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요.”

곽지원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 ⓒ여성신문‧성혜련 사진작가
곽지원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 ⓒ여성신문‧성혜련 사진작가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가 되려면요.

“코스별로 다르긴 해요. 미국 가면 학비가 더 비싸고 이탈리아는 언어 장벽이 있을 수 있고요. 대학교 학비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요. 생활비와 체류비도 생각해야 해요. 요즘은 온라인으로 수업해 주는 데도 있고요. 다양한 루트가 생겼어요. 스페인만 해도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 교수나 전문가가 있어요.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 코스를 수료하고 나면 수료증이 나와요. 스페인, 미국 등 올리브 오일 생산지와 생산하는 나라는 관련 코스를 개설해 놓았어요. 가까운 나라는 일본도 있어요. 올리브 오일과 가까워지는 게 가장 첫 단계에요.”

-입문자에게 추천할 만한 올리브 오일은요.

“입문자한테 추천하는 건 품종으로는 아르베키나를 가장 추천해 드리고요. 올리브 오일이 쓴맛이랑 매운맛이 있어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데요. 아르베키나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 않아요. 과일의 향기로움을 가지고 있고 부드러움도 가지고 있고요.

올리브 오일도 기호 식품이다 보니까 취향 차이가 있어요. 어떤 맛이 있는지 취향을 넓혀가는 게 제일 중요해요. 아르베키나라는 품종을 먹어봤다면 피쿠알 품종도 한번 먹어보고요. 이탈리아에서 나온 코라티나라는 품종도 한번 먹어보면 다른 향이 있거든요. 같은 품종인데도 지역마다 풍미가 다른 경우도 있고요. 아르베키나 품종은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나온 품종이지만 전역으로 퍼져 있어요. 계란후라이 하실 때 맛있는 엑스트라 버진으로 튀겨보시면 맛이 엄청 좋아져요. 향이 정말 달라요.”

-우노스세군도스(Unos Segundos) 프로젝트에 대해 알려주세요.

“제가 하는 모든 일을 통칭하는 게 우노스세군도스(Unos Segundos)라고 생각하는데요. 스페인어로 몇 초의 시간을 의미해요. 제가 올리브 오일에서 가장 좋아하는 향을 맡고 맛봤을 때 느끼는 그 순간이 좋아서 이걸 공유하는 많은 활동인 것 같아요. 올리브 오일을 회사에 소개하고, 워크숍도 하는 것을 우노스세군도스((Unos Segundos) 프로젝트에 담고 싶은 거예요.”

-신선하고 좋은 올리브 오일의 특징이 무엇일까요.

“신선한 오일은 생산 시기, 병입 시기를 다 고려하는 게 제일 좋은 거고요. 올리브 또한 과일이기 때문에 햇 올리브, 햇 올리브 오일에 대한 중요성도 있어요. 최상으로 온전한 맛을 즐기려면 가장 신선할 때가 좋아요. 신선함에는 보관 상태도 포함돼요.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오일이라도 조명받고, 열을 받고 공기랑 접촉돼 있으면 신선하지 않은 오일이 돼 있겠죠.”

‘제69차 WIN 문화포럼’에서 테이스팅한 올리브 오일들 ⓒ김민정 기자
‘제69차 WIN 문화포럼’에서 테이스팅한 올리브 오일들 ⓒ김민정 기자

-올리브 오일을 보관하거나 구매할 때 유의 사항은요.

“냉장고 보관까지는 안 하셔도 되고요. 냉장 보관하게 되면 오일의 구조가 계속 바뀌는 거예요. 가장 서늘한 빛 안 드는 장 안에 두는 게 제일 좋아요. 가스레인지 옆에 편하게 두면 안 되고요. 창가 옆에 두면 햇빛이 들고요. 뚜껑 열어두면 공기 들어가니까 신경 쓰면서 보관해 주시는 게 좋아요. 열어서 맛본 오일은 얼른 먹어주는 게 신선함을 즐기는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 올리브 오일 날짜 보는 걸 추천해 드려요. 유효기간이나 소비 기간이 적혀 있어요.”

“스페인 현지에선 직장인과 비슷”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의 수입은 대체로 얼마인지 궁금합니다.

“수입이 일정하진 않아요. 어떤 프로젝트를 하게 되느냐에 따라서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있어요. 올리브 오일이 갓 알려지기 시작한 분야라서 해야 할 일이 많죠. 할 일은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요. 두 가지 다 병행하는 중입니다. 스페인은 교수님이나 선배님들이 직장에 소속돼 있어요. 올리브 오일 감별 말고도 사무 업무도 보시고, 세미나에 가시기도 하고요. 직장인과 비슷해요.”

-올리브 오일 전문 테이스터로써 앞으로의 계획은요.

“올리브 오일을 사람들이 가깝게 느끼고 즐기는 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고요. 스페인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나라의 오일을 소개해 보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올리브 오일에 관심 있는 사람이 제대로 배우거나 알 수 있는 단계를 쌓아가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올리브 생산지도 제가 연결하고 싶고 올리브와 관련된 활동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어요.”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