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가협회, ‘2023 오늘의 우리만화’ 5편 발표

‘2023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 2사장 ‘가비지타임’, 난다 ‘도토리 문화센터’, 뱁새/왈패 ‘물 위의 우리’, 정해나 ‘요나단의 목소리’, 류승희 ‘자매의 책장’(가나다순). ⓒ한국만화가협회 제공
‘2023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 2사장 ‘가비지타임’, 난다 ‘도토리 문화센터’, 뱁새/왈패 ‘물 위의 우리’, 정해나 ‘요나단의 목소리’, 류승희 ‘자매의 책장’(가나다순). ⓒ한국만화가협회 제공

‘2023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으로 2사장 ‘가비지타임’, 난다 ‘도토리 문화센터’, 뱁새/왈패 ‘물 위의 우리’, 정해나 ‘요나단의 목소리’, 류승희 ‘자매의 책장’을 선정했다.

‘믿고 보는’ 여성 작가들이 눈에 띈다. 류승희 작가는 2013년 ‘나라의 숲에는’으로 수상 이후 10년 만에 다시 상을 받았다. 2018년 ‘어쿠스틱 라이프’로 수상한 난다 작가도 두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두 작가 모두 아이를 키우며 만화가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고, 성공적인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주최하고 한국만화가협회(회장 신일숙)가 주관하는 ‘오늘의 우리만화’는 전년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0회 이상 연재되거나 출판된 작품 중 창의성과 완성도가 가장 뛰어난 5편을 선정하는 시상식이다. 창작계, 산업계, 학계, 언론계, 독자위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6개월간 총 6차례에 걸친 논의 후 작품을 선정, 시상한다. 문체부 장관상과 상금 500만원도 각각 수여한다.

난다 작가의 ‘도토리 문화센터’(카카오웹툰)는 중장년 여성들의 삶이 담긴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효율과 자본의 논리 앞에 소외된 존재들의 추억과 일생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는 평을 받았다.

난다 작가는 “웹툰의 주 소비층인 젊은 주인공들이 아니라서 기획적으로 약간의 우려는 있었지만, 그래도 이 이야기가 재밌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마감이 거듭되며 마음속의 확신이 흔들릴 때마다 내 만화가 재밌다고 말해준 독자들, 피디님, 가족과 친구들 덕에 무사히 완결하고 영광스러운 상까지 받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류승희 작가의 ‘자매의 책장’(보리출판사)는 책장을 매개로 우주와 미주라는 두 자매의 관계와 그 사이에 교차하는 인물들을 그려낸 작품이다. “절제된 감정과 연출을 통해 출판 만화가 가진 매력을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류승희 작가는 “2013년 첫 책 ‘나라의 숲에는’을 내고 올해가 딱 10년이 되는 해인데 큰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 10년간 출판만화를 그리면서 사람들이 잘 읽지 않는 출판만화를 계속하는 게 맞는지, 언제까지 만화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힘든 순간도 있었다”며 “이 상이 지난 10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잘하고 있다고, 제 등을 토닥여 주는 것 같아 마음이 뭉클하다. 앞으로의 10년도 묵묵히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2사장 작가의 ‘가비지타임’(네이버웹툰)는 입시경쟁이라는 치열한 상황과는 동떨어져 있던 지상고 학생들이 팀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한국의 스포츠 만화가 가진 가능성을 증명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사장 작가는 “‘가비지타임’은 한국의 엘리트 운동부를 그린 스포츠 만화다. 그전까지 엘리트 운동부와 그들의 입시, 진로, 생활 등을 묘사한 창작물이 없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는데 많은 분의 도움으로 그릴 수 있었습니다. 이 상에 걸맞은 작가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뱁새/왈패 작가의 ‘물 위의 우리’(네이버웹툰)는 인간의 본성과 내면을 밀도 있게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만화다. “‘역대 가장 무더운’, 그러나 ‘앞으로 가장 시원할’, 세계적인 전쟁의 공포가 드리운 2023년의 독자들에게 SF적 상상력을 통한 통찰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뱁새/왈패 작가는 “부족한 만화임에도 운이 따라서 이렇게 좋은 상을 받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정해나 작가의 ‘요나단의 목소리’(놀출판사)는 기독교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 성소수자와 그 친구들의 성장을 그렸다. 독립만화로 연재를 시작해, 크라우드 펀딩으로 단행본 출간, 출판사를 통한 정식 출간에 이르기까지 “우리 만화가 가진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자, “오늘의 우리가 ‘있지만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평을 받았다.

정해나 작가는 “수상 소식을 듣고 역대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 목록을 훑어보았는데, 어릴 때부터 좋아해 온 작품들이 아주 많았다. 그 사이에 ‘요나단의 목소리’가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된다니 기쁘고 신기하다. 이 이야기를 마음 써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담 ‘똑 닮은 딸’(네이버웹툰), 골드키위새‘순정 히포크라테스’(카카오페이지), 땅콩‘여고생 드래곤’(네이버웹툰), 지영‘지영’(주로), 봉봉‘후궁공략’(카카오페이지)은 최종선정위원의 특별언급 작품으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1월3일 서울시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제23회 만화의 날 기념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2023 오늘의 우리만화 선정위원장인 이재민 만화문화연구소장은 “최종 후보작 15편은 물론, 올해 논의에 오른 작품들은 만화가 갖추어야 할 서사적 완성도와 예술적 아름다움, 그리고 동시대성과 대중적 인지도를 고루 갖췄다”며 “최종 선정작은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2023년의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올해의 선정작은 물론, 우리 만화를 만들어 온 작가들에게 깊은 경의를 보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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