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담을 나누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담을 나누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국민의힘이 23일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패배를 수습할 혁신위원장으로 ‘특별 귀화 1호’ 인요한(존 린튼) 연세대 의대 교수를 인선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장에 인 교수를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인 위원정 선임 배경에 대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일반 국민 시각에서 진단했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소구력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우선됐고 그러려면 당 밖의 시각이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추구하는 가치, 철학 지향에 대한 이해가 기본 바탕이 돼야 한다는 점도 고뇌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특별귀화자 1호인 인 교수는 순천에서 자랐고 한국에 조건없는 사랑을 실천해 온 가문의 사람”이라며 “구한말 이후 4대째 한국에서 선교와 의로, 구호와 교육봉사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4대째 한국에서 봉사했으며,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통합에 대한 안목이 있다”며 “정치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계신 인요한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모신 것에 대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인선이 국민이 인정하는 매력 있는 정당으로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지난 8월 우리 당 모임 발제자로 오셔서 정곡을 찌르며 가감 없는 쓴소리를 전해주신 바 있다”며 “오늘날 정치가 안고 있는 문제로 타협부터 배타적 줄 세우기, 상대에 대한 혐오 문화 등 현실정치 민낯에 대해 뼈아픈 고언을 하셨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를 갖고 계신 만큼 국민의힘을 보다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국민의힘 혁신과 관련해 혁신위원회 운영의 전권을 행사한다. 인 위원장의 의지에 따라 내년 총선과 관련한 인재 영입, 공천 등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인 위원장에게 혁신위원회의 명칭이나 역할, 기능, 위원 구성까지 모든 전권 위임한다는 취지로 김 대표가 말했다"며 "(혁신위 운영에 대한)인 위원장의 의견을 제안한다면 얼마든지 범주를 넘나들며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알려진 인 위원장는 1959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87년 한국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가문이 한국에서 교육 및 의료활동 공헌을 펼친 점을 인정받아 2012년 ‘특별귀화 1호’ 대상자로 선정됐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최근에는 국민의힘 총선 영입 대상으로도 거론돼왔다.

인 위원장은 의대 재학 중 1980년 5·18민주화운동 현장에 잠입해 통역을 맡고 1992년 현 119구급차의 모태가 된 ‘한국형 구급차’를 개발했다. 1995년 북한의 결핵 퇴치 사업 지원을 위해 형제들과 유진 벨 재단을 설립했다.

인 위원장 가문은 4대째 한국에서 의료·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외증조부 유진 벨(배유지) 선교사는 1895년 전라도 남부지방에서 일제에 고통받던 조선 사람을 상대로 포교 활동을 하고 할아버지 윌리엄 린튼(인돈)과 할머니 샬롯 벨은 전주와 군산 일대에서 교육·의료사업에 투신했다.

아버지 휴 린튼(인휴)은 6·25 전쟁 시 미 해군 대위로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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