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월 10대 여성 성착취 혐의
아동 성착취물 65개 소지한 혐의도
피해자, 강남서 극단선택 SNS 생중계
법원 "그 어느 사건보다도 죄책 무겁다"

사진=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사진=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서 만난 아동을 상대로 수차례 성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수, 성착취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정모씨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명했다.

정씨는 '우울증 갤러리'에서 만난 10대 A씨를 상대로 지난 3월~4월께 성매수를 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하는 등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8월 구속기소됐다.

이후 A씨는 지난 4월 서울 강남 소재의 한 고층건물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극단적 선택 상황을 생중계한 뒤 뛰어내려 숨졌다.

정씨는 2020년 2월께부터 올해 3월까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65개를 다운로드 해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13세 아동으로 우울증을 앓아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고 관심을 갈구하는 등 도움이 필요한 상태였다"며 "피고인은 이 피해자의 상태를 잘 알면서 도와주기는커녕 성욕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의) 성 착취적 태도와 강화된 의존 등 건강하지 않은 관계는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더 불안하게 했을 것"이라며 "피해자가 생을 마감하기 전 문자를 보면 자신에게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에게 마지막으로 기대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소지한 성착취물 영상의 수가 적지 않고 직접 제작한 혐의 등을 볼 때 호기심과 경솔함만으로 (범행을) 한 건 아니다"라며 "피해자에게 미친 영향, 범행 경위를 감안하면 그 어느 사건보다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재판에서 정씨는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한편, 성폭력·성희롱 피해자는 여성긴급전화 1366(☎ 지역번호+1366)을 통해 365일 24시간 성폭력 피해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다. 직장 내 성폭력·성희롱 피해자는 여성가족부 상담신고센터(http://www.mogef.go.kr/msv/metooReport.do)를 통해서도 상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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