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셀 테러(로라 베이츠/성원 옮김/위즈덤하우스/2만 1000원) ⓒ위즈덤하우스
인셀 테러(로라 베이츠/성원 옮김/위즈덤하우스/2만 1000원) ⓒ위즈덤하우스

인셀 테러


온라인의 여성혐오는 어떻게 현실의 폭력이 됐을까. 저자는 20대 남성 알렉스로 위장해 1년간 ‘인셀’ ‘픽업아티스트’ ‘믹타우’ ‘남성권리운동가’에 이르는 여성혐오 커뮤니티를 추적한다. 거미줄처럼 얽힌 각 커뮤니티에서 이들의 기원과 혐오의 방식을 파헤치는 한편, 학계 연구자와 커뮤니티 이용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심리적 기제와 사회적 영향도 살폈다. 온라인을 넘어서 학교, 직장, 언론, 학계, 정치, 그리고 이제는 생존까지 위협하는 ‘여성혐오 극단주의’를 낱낱이 드러낸 르포르타주.

로라 베이츠/성원 옮김/위즈덤하우스/2만 1000원

돌봄과 연대의 경제학(낸시 폴브레/윤자영 옮김/에디토리얼/2만 5000원) ⓒ에디토리얼
돌봄과 연대의 경제학(낸시 폴브레/윤자영 옮김/에디토리얼/2만 5000원) ⓒ에디토리얼

돌봄과 연대의 경제학


‘경제적인 것’에 여성이 수행해 온 ‘무급 돌봄노동’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하는 학자가 있다. 페미니스트 경제학과 돌봄경제학 분야의 선구자인 저자는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극단적 경쟁과 개인주의의 대안으로 ‘교차정치경제학’을 제안한다. 가부장제는 약화하고 변화했지만 망하지는 않았다. 저자가 소개하는 ‘교차적 접근’은 이런 상황에서 약자 집단들이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폭넓은 동맹을 조직할 수 있도록 이론적 도구를 제공한다.

낸시 폴브레/윤자영 옮김/에디토리얼/2만 5000원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세라 자페/이재득 옮김/현암사/2만 2000원) ⓒ현암사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세라 자페/이재득 옮김/현암사/2만 2000원) ⓒ현암사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일에서 성취감, 즐거움, 의미 따위를 찾을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말은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그런 시도들은 쉽게 좌절되고 만다. 왜일까? 이런 통념은 자본주의가 사람들의 인식을 지배하는 과정과 깊이 연관돼 있다. ‘사랑하니까 하는 일’로 여겨지는 가정 내 돌봄노동부터 교사, 무급 인턴, 심지어 프로 운동선수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착취를 착취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사랑의 노동’ 신화에 현혹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사기’라고 단언한다.

세라 자페/이재득 옮김/현암사/2만 2000원

우리에겐 비빌 언덕이 필요해(최정은/오월의봄/1만 6800원) ⓒ오월의봄
우리에겐 비빌 언덕이 필요해(최정은/오월의봄/1만 6800원) ⓒ오월의봄

우리에겐 비빌 언덕이 필요해


한국전쟁 이후 혼자가 된 여성들과 아이들을 위한 복지사업으로 첫걸음을 뗀 사회복지법인 윙Wing은 최정은 현 대표의 손에서 성매매 피해여성을 위한 자활지원센터로 거듭났다. 그의 또 다른 이름 ‘비빌 언덕(비덕)’에는 피해자들이 일방적 ‘복지 수혜자’가 아니라 자기 삶을 주도하는 힘을 갖는 ‘존엄한 주체’가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마음이 깔려 있다.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놓지 않으려 고군분투했던 여성들, 그리고 이들의 친구이자 동료를 자처해온 윙의 이야기.

최정은/오월의봄/1만 6800원

이렇게 누워만 있어도 괜찮을까(안예슬/이매진/1만 6800원) ⓒ이매진
이렇게 누워만 있어도 괜찮을까(안예슬/이매진/1만 6800원) ⓒ이매진

이렇게 누워만 있어도 괜찮을까


취업 실패, 인생에 대한 비관, 무기력증 등으로 사회로 나가기를 꺼리는 ‘은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이 ‘비경제활동인구’들을 방 바깥으로 꺼내기 위한 손길도 증가하고 있지만, 고립 청년 중에서도 여성들이 겪는 조금 ‘다른’ 어려움은 잘 조명되지 않는다. 성차별적 사회에서 불안한 노동의 쳇바퀴에 계속해서 올라타게 되는 여성들은 실업, 우울증, 퇴사, 섭식장애, 중독을 일상적으로 경험한다. 한 청년 연구자가 고립 청년 당사자로서 여성 고립 청년들을 만났다.

안예슬/이매진/1만 6800원

파이낸셜 페미니스트(토리 던랩/조율리 옮김/클레이하우스/1만 9000원) ⓒ클레이하우스
파이낸셜 페미니스트(토리 던랩/조율리 옮김/클레이하우스/1만 9000원) ⓒ클레이하우스

파이낸셜 페미니스트


‘스타벅스 라테를 마시지 마라’, ‘쓸데없이 자주 쇼핑 다니지 마라’ 여자를 향한 돈이나 재정 관련 조언들은 늘 어딘가 재수가 없다. 25세에 10만 달러를 모았으며 300만명이 넘는 팔로워에 돈 관리 노하우를 전하는 저자는 모든 여성이 ‘파이낸셜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조언을 가장한 성차별이나 뻔한 얘기가 아닌, 사람마다 다른 돈에 관한 감정을 살피고 그에 따른 맞춤 처방전을 제시한다.

토리 던랩/조율리 옮김/클레이하우스/1만 9000원

미친 여자들의 무도회(빅토리아 마스/김두리 옮김/문학동네/1만 6800원) ⓒ문학동네
미친 여자들의 무도회(빅토리아 마스/김두리 옮김/문학동네/1만 6800원) ⓒ문학동네

미친 여자들의 무도회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고 인권선언이 발표된 후 백 년이 흐른 19세기 말의 파리,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자유와 평등은 여전히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책은 과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리라 믿으며 사회 전반에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벨에포크 시대’에 가부장 사회의 남성 규범에서 이탈한 여성들을 강제로 격리하던 실존 공간 살페트리 에르병원을 배경으로 자유를 박탈당한 채 그 시절을 살아간 여성들을 조명한다.

빅토리아 마스/김두리 옮김/문학동네/1만 6800원

여자와 여자의 세상(스즈키 이즈미/최혜수 옮김/문학과지성사/1만 8000원) ⓒ문학과지성사
여자와 여자의 세상(스즈키 이즈미/최혜수 옮김/문학과지성사/1만 8000원) ⓒ문학과지성사

여자와 여자의 세상


영원히 젊은, 여전히 발칙한 일본 페미니즘 SF의 선구자 스즈키 이즈미 명작 컬렉션. 그는 1970~1980년대 누드모델, 핑크영화 배우, 연극배우, 각본가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하며 소설을 쓴 작가로, 활동기 동안 거의 모든 미디어에 등장해 그 존재 자체가 하나의 미디어라는 평을 받는다. 전복적이고 도전적이었던 작가의 세계관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어도 오늘날의 사회와 맞닿아 신랄하고 선견지명이 드러난다는 평을 받는다.

스즈키 이즈미/최혜수 옮김/문학과지성사/1만 8000원

단 한 사람(최진영/한겨레출판/1만 5000원) ⓒ한겨레출판
단 한 사람(최진영/한겨레출판/1만 5000원) ⓒ한겨레출판

단 한 사람


상실을 경험한 여성, 학대 가정에서 자라난 소녀, 비정규직 청년 등 폭력과 고통의 어두운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따스한 진심을 담아온 작가가 삶과 죽음을 매개로 인간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죽을 위기에 처한 단 한 명만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장미수’는 너무 많은 죽음에 비해 보잘것없는 능력을 비관한다. 그러나 자신이 살린 ‘다시없을 오늘을 사는 한 존재’의 일상을 본 뒤부터는 삶과 죽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살아난 사람의 미래를 기원하는 일에 마음을 다하게 된다.

최진영/한겨레출판/1만 5000원

쿄코와 쿄지(한정현/문학과지성사/1만 7000원) ⓒ문학과지성사
쿄코와 쿄지(한정현/문학과지성사/1만 7000원) ⓒ문학과지성사

쿄코와 쿄지


끝내 말해지지 못한, 역사 속 개인의 침묵을 비추는 투명한 응시. 책에 실린 10편의 작품 속 여성들은 이주민, 민주화운동, 재난, 퀴어, 노동 등 다양한 정체성을 두고 자연스럽게 교차하며 공통의 역사를 지나 현재를 산다. 책은 지면에 세워진 전혀 다른 세계가 아닌, 우리가 딛고 선 이 땅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 속 희생된 사람들의 존재와 우리의 삶이 그들과 반드시 연결돼있다는 확신을 들게 한다.

한정현/문학과지성사/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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