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회복 기대

서울의 아침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쌀쌀한 날씨를 보인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외투를 입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외투를 입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고물가와 소비침체로 어려움을 겪은 백화점 업계가 올해 3분기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지난달 30일부터 진행한 가을 정기세일 성과가 나쁘지 않은 데다 전통적으로 4분기가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4분기 실적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백화점 부문 3분기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백화점 부문의 기존점 성장률 전망치를 롯데백화점 -1.6%, 신세계백화점 0%, 현대백화점 3% 등으로 각각 제시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3사의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을 동일한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3사의 백화점 부문 합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2%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별도법인 광주·대전·대구점을 제외한 1∼9월 누계 매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0.2% 늘어났다고 공시에서 밝혔다.

백화점 3사의 매출이 모두 두 자릿수씩 신장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올해 성장 폭은 미미하다.

올해 3분기 매출 증가 폭이 둔화한 것은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와 예년보다 따뜻한 9월 날씨로 가을 의류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가 9월 말로 지난해보다 늦었고 대체휴일 등으로 여행수요가 몰린 점도 백화점 3분기 실적 둔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은 특히 마진이 높은 상품군에 속하는 의류 매출이 부진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 침체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매출을 내려면 마케팅 비용이 더 든다”며 “전기세 등 각종 관리비도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그러나 추석 연휴 이후 날씨가 추워지면서 가을·겨울 의류 매출이 회복세를 보인다며 4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의 세일 실적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가을 정기세일 매출이 지난해 세일 때와 비교해 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캠핑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아웃도어와 스포츠 상품 매출이 15∼20% 증가했고 남성 패션(10%)과 키즈(15%), 메이크업(20%) 제품 등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

가을 이사 철과 결혼 성수기를 앞두고, 가구 매출도 2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세일 매출은 10.2% 신장했다. 여성패션(11.7%)과 아웃도어(12.9%), 스포츠(23.5%), 생활(25.1%) 등의 성장률이 높았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6.2% 증가했고 여성패션(12.5%), 영패션(21.4%), 남성패션(16.3%), 스포츠(15.9%) 상품 등의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9월 화재로 영업을 중단한 대전아웃렛이 지난 6월 중순부터 영업을 재개한 점도 4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9월 말부터 날씨가 추워진 점을 고려할 때 10월에 가을·겨울 의류 판매가 재개되며 4분기 실적 회복 기대감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부터는 기저 부담 또한 낮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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