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 지자체, 여유자금 90% 이상 이미 소진
용 의원 “중앙정부가 부담 분담하는 것이 합리적”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기본소득당

올해 지자체들이 세입 결손을 메우기 위해 2022년 결산상 여유 자금 총액의 67.6%를 이미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10월 4일 기준 전국 지방자치단체 여유자금 현황’을 보면 통합 재정 안정화 기금과 순세계잉여금의 합계액을 의미하는 여유 자금은 2022년 결산 시 62.6조원 규모였으나 행안부가 올해 10월 4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는 20.3조원 정도만 남아 있다.

여유자금의 90% 이상을 소진한 지자체 개수만도 43개로 나타났다. 여유자금이란 매해 결산 시 지출보다 세입이 더 큰 경우에 남은 차액을 적립해 놓은 금액이다. 회계상으로는 통합재정 안정화기금과 순 세계잉여금의 합계액을 가리킨다. 10월 4일 기준 전국 지자체 합계 통합재정 안정화기금 잔액은 17.9조원으로 2022년 31.5조원에서 43.1%가 줄어들었다. 올해 지자체 최종 추가경정예산 기준으로 그만큼 순 지출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순 세계잉여금은 2022년 결산액 31.1조원에서 현재 2.4조원 정도만 남은 상태다. 92.4%를 소진한 것이다. 두 재원의 합계 소진 비율은 67.6%로, 전국 지자체들이 2022년까지 적립한 여유자금 62.6조원이 이제 20.3조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용 의원은 “올해 지자체 재정 결손을 여유자금으로 충당하라는 정부 방침이 무리라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보통교부세를 올해 국세 감소분 비율대로 전액 감액하는 대신 지자체 재정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별 지자체별로 살펴보면 여유자금 소진 상태가 심각하다. 여유자금의 70% 이상을 소진한 지자체가 107개로 243개 지자체의 44%에 이른다. 80% 이상 소진 지자체는 73개이고 90% 이상은 43개다. 100% 이상 소진한 지자체도 6개나 이른다. 이 가운데 경북 봉화군은 2022년 순 세계잉여금 2,070억원을 다 소진하고도 추경 예산에는 179억원을 추가 편성해 여유자금 사용률이 106.9%를 나타냈다. 경남 김해시도 사용률이 103.5%를 기록했다. 두 지자체는 여유자금이 현재로도 마이너스 상태라는 뜻으로, 집계 결과 예산상 순 세계잉여금이 적자 상태인 지자체만도 45개에 이르렀다.

행안부가 집계한 지자체 여유자금 총액은 24.6조원이다. 통합재정 안정화기금 및 순 세계잉여금 잔액과 더불어 지방교부세 중 예산 미편성 금액 2.9조원과 예비비 잔액 1.5조원까지 더해진 액수이다.

용 의원은 “통합재정 안정화기금 중 통합계정 자금은 회계 및 기금 간 예치금과 대출금을 관리하는 계정으로 엄밀한 의미에서 여유자금이 아닌데도 여유자금으로 편입했고, 예비비 잔액도 결산 이후 정해지는 것이 회계 원칙인데도 미리 여유자금으로 인식했다”면서 “행안부가 가용한 모든 재원을 여유자금으로 편입하는 것은 결국 대규모 국세 결손에 따른 부담을 최대한 지자체로 전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분석으로 지자체의 올해와 내년 재정 충격은 여유자금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올해 보통교부세 결산 배분 등에서 지자체의 재정 충격을 완충하는 방향의 해법이 불가피하게 요구되고, 재정 가용 수단을 가진 중앙정부가 지방교부세 등에서 부담을 분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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