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마그넷 조각 등 20여 점
21일까지 PKM갤러리

구정아 작가 개인전 ‘공중부양’ 전시 전경. ⓒPKM갤러리
구정아 작가 개인전 ‘공중부양’ 전시 전경. ⓒPKM갤러리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단독 작가로 선정된 구정아 작가가 오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PKM 갤러리에서 개인전 ‘공중부양’을 개최한다. 국내 네 번째 개인전이다.

구정아 작가는 오감을 사로잡는 섬세한 작업으로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 왔다. 나프탈렌 같은 일상적인 소재를 활용하고, 파리와 경기도 의왕시, 서울 삼청동 등에 야광 스케이트 파크를 만들기도 하면서 예측하지 못한 경험과 발견의 경이로움을 선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선 조각, 드로잉, 프린트, 포스터, 책등 다양한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가장 시선을 끄는 ‘Density’(2023)는 말 그대로 ‘공중부양’하는 작품이다. 자석의 속성과 결합해 부유하는 조각을 제작했다. 2005년~2006년 드로잉에서 출발해 2019년 AR 작업, 올해 입체 작업으로 발전했다.

구정아, Density, 2023. Polyamide, paint, wood, magnetic levitation device, 126.3 x 43.6 x 60.8 cm. ⓒPKM갤러리
구정아, Density, 2023. Polyamide, paint, wood, magnetic levitation device, 126.3 x 43.6 x 60.8 cm. ⓒPKM갤러리
구정아 작가의 ‘Seven Stars’ 시리즈 신작. ⓒPKM갤러리
구정아 작가의 ‘Seven Stars’ 시리즈 신작. ⓒPKM갤러리

‘Seven Stars’ 시리즈 신작 대형 회화도 선보인다. 하얀 캔버스로만 보이다가도 빛이 드는 각도에서 바라보면 별들이 보인다. 점성술, 연금술, 신비주의 등의 바탕이 되는 고대 행성(태양,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에 착안한 시리즈다. 2020년 PKM 갤러리에서 선보인 작품들이 낮 동안 축적한 빛 에너지로 밤에 형상을 드러내는 회화였다면, 이번 신작은 보다 범우주적 관점에서 공간(space), 지구(world), 우주(universe)를 이야기한다. 

1990년대 이후 그의 작업에 반복 등장하며 무한히 확장하는 모티프 ‘OUSSS’도 눈에 띈다. ‘OUSSS’는 구정아 작가가 창안한 불가사의한 우주인 동시에 단어이자 형태소이고, 물질이자 에너지다. 종종 등장하는 태아 모습의 생명체는 어둠 속을 유영하며 인간을 넘어선 몸짓으로 짓궂은 유머와 기묘한 감각을 전한다. 또 어디에나 있지만 없는 미스터리(MYSTERIOUSSS), 호기심(CURIOSSSA), 참 나(CHAMNAWANA; true me & I)의 영역으로 관람객을 이끈다.

구정아, OUSSSEUX, 2007. Drawing, 21.59 x 27.94 cm each, 78pcs. ⓒPKM갤러리
구정아, OUSSSEUX, 2007. Drawing, 21.59 x 27.94 cm each, 78pcs. ⓒPKM갤러리
구정아, OBP, 2015. Pencil on a paper + magic pen, 21 x 29.7 cm. ⓒPKM갤러리
구정아, OBP, 2015. Pencil on a paper + magic pen, 21 x 29.7 cm. ⓒPKM갤러리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하는 ‘OBP’(2015)는 작가가 2022년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Paris+ par Art Basel)에서 공개한 ‘OUSSS’ 3D 필름의 스크립트가 된 드로잉 시리즈다. 익숙한 개념이 깨지고 팽창, 폭발, 방사되는 이 시리즈의 끝에 작가는 남의 마음이나 일의 기미를 재빨리 알아챈다는 제목의 신작 ‘SS Gakchal’(2023)을 배치했다.

전 세계 여러 장소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구정아 작가는 파리 조르주 퐁피두 센터, 뉴욕 디아 비콘,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스톡홀름 현대 미술관, 바젤 바이엘러 파운데이션, 서울 아트선재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베니스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 광주 비엔날레와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파리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베를린 그로피우스 바우, 도쿄 모리미술관, 루마 아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리움미술관 등의 유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2년 휴고 보스상 최종 후보, 2005년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자, 2016년 주영한국문화원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또 내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대표 작가로 선발돼 ‘오도라마 시티 ODORAMA CITIES’라는 주제로 파빌리온을 ‘한국의 향기 여행’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한반도의 무형적인 지도를 관객과 함께 그려 나갈 예정이다. 미국 아스펜 미술관에서의 개인전도 앞두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