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제출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판매현황’ 자료
한국투자증권이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가장 많이 팔아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만기도래 현황 ⓒ윤창현 의원실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만기도래 현황 ⓒ윤창현 의원실

미국과 유럽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1조원 넘게 투자 중인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리파이낸싱 펀드 도입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판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일반 개인투자자 2만 7187명은 14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1조 47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를 가장 많이 판 금융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5087억원어치를 팔았다.

뒤를 이어 KB국민은행(2779억원), 하나증권(911억원), 하나은행(910억원), 미래에셋증권(795억원), 유진투자증권(539억원), 대신증권(528억원), 우리은행(480억원), DB금융투자(335억원), 현대차증권(183억원) 순이었다.

운용사별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4963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이지스자산운용(4737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926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925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680억원), 현대자산운용(526억원) 순이다.

윤 의원은 2017년 이후 저금리가 지속되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기대됐던 해외 부동산 펀드로 눈을 돌린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었지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투자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부실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해외부동산 매입 시 매입가의 60% 이상을 현지 대출로 조달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이에 만기 도래 시 리파이낸싱에 실패하면 채권단에서 자산을 헐값에 매각할 경우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윤 의원실은 “기관 투자자 중심 사모펀드의 경우 추가 자본 출자로 리파이낸싱 또는 대출 만기 연장이 가능하지만, 다수의 개인 투자자로 모집된 공모펀드는 대출만기 연장 리파이낸싱을 위한 추가 자본 출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2022년 1분기 이후 유럽 역세권 건물의 25% 이상이 하락 중이며 유럽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도 60% 줄어들었다.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의 오피스 공실률은 2019년 말 13%에서 올해 1분기 19.9%까지 증가했고, 평방 피트당 1000달러 수준이었던 거래 평균 가격도 778달러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창현 의원은 “해외 부동산의 1순위 채권자는 은행이고, 국내 공모펀드는 후순위 채권자”라며 “LTV 60% 건물이 20% 가격 하락 시 공모펀드 손실률은 50%에 이르는 만큼 제2의 펀드 사태로 확대되지 않도록 리파이낸싱 펀드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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