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초월 초선의원들 연대모임 결성…'막말'색깔'국회 급제동

장향숙·심상정·손봉숙 등 준비위원 활동

'막말'과 '색깔'논쟁으로 치닫고 있는 17대 국회 운영방식에 초선 의원들이 강하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민주당의 초선 의원들은 가칭 '국회개혁을 위한 초선의원 연대준비 모임'을 결성하고 24일 국회에서 '의회 민주주의 확립을 위한 초선의원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17대 초선의원 187명 가운데 20여명이 참석해 국회 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의원들은 5개월간 의정생활에 대한 소감발표에 이어 국회 운영에 대한 대안으로 토론문화 활성화, 교섭단체 특권완화, 자율투표제, 당을 초월한 초선의원 연대 강화 등을 제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초선 187명은 과거 어느 국회보다 최다”라며 “공전, 폭력, 근거 없는 폭로를 지양하고 대화, 토론, 합리적 타협을 하자”고 제안했다. 천 대표는 “혼란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정치개혁 난제는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명주 한나라당 의원은 “한나라당을 수구꼴통당으로, 열린우리당을 친북좌파당으로 낙인찍으면서도 각론을 갖고 입증하지 않는다”며 “초선들은 각론으로 정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열린우리당 의원은 “시민단체들이 의정활동 감시를 철저히 해줄 것”을 부탁하면서 “당론에 묶이지 말고 자율투표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비교섭단체인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개혁을 위해 교섭단체의 특권이 완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손봉숙 민주당 의원은 “교섭단체란 것이 원내 정당의 또 다른 명칭에 불과한 만큼 교섭단체란 명목으로 소수 정치세력의 참여를 제한하기보다 교섭단체를 폐지해 원내 진출한 모든 정당이 국회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도 “의원이 되기 전 소수자의 목소리가 사회에 전달되기 어렵다고 많이 느꼈는데, 국회에서도 소수자의 목소리가 묻히고 있다”며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국회가 운영되지 않는다면 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해 손 의원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도 “막말과 색깔 공세가 난무하는 구태의 장을 만드는 데 초선의원들이 앞장섰다는 비판이 있다”며 “발벗고 개혁에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한편, 참석 의원 중 일부는 토론회 개최 의도와 무관한 발언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덕모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의원들은 많은 돈을 포기하고 적은 세비를 받으며 봉사하는 사람들인데 (언론에) 부정적으로 보여져 불만”이라며 “국회의원을 무시한 총리 때문에 국회가 파행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여성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국회의원이 어디 있느냐”며 “자율투표제로 하기 위해 (의원의 찬반 입장이 드러나는) 현 전광판부터 고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관중석에 앉아있던 한 여성 의원은 이 의원의 발언이 계속되자 “지겨워”란 말을 하며 자리를 뜨기도 했다. 반면 장향숙 의원은 토론회가 진행된 2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 박수를 받기도 했다. 12월 중 정식 발족될 국회개혁 초선연대 준비모임에는 최성, 장향숙, 제종길(이상 열린우리당), 고진화, 이성권, 김명주(이상 한나라당), 심상정, 조승수(이상 민주노동당), 손봉숙, 이상열(이상 민주당) 의원이 준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임현선 기자 su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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