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월 200만원대로 상향·대상 확대 논의
소득대체율 44%…육아휴직 사용률 OECD '최하위권'
관건은 재원 마련…'부모보험' 등 거론돼

김영미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위원회”) 부위원장은 1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모두의 숲 어린이집(원장 박미영)을 방문하여 직장어린이집 관련한 의견을 청취했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김영미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3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모두의 숲 어린이집(원장 박미영)을 방문하여 직장어린이집 관련한 의견을 청취했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부가 육아휴직자에게 한 달에 최고 150만원까지 주는 육아휴직 급여의 상한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근로자들이 낮은 급여 수준 때문에 육아휴직을 하는 것을 꺼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2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 육아휴직 급여액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육아휴직은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가 모성을 보호하거나, 근로자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받을 수 있다. 기간은 현재는 최대 12개월까지인데, 내년부터는 18개월까지로 늘어난다.

고용보험법에 따라 육아휴직을 30일 이상 부여받은 근로자(고용보험 가입 180일 이상)는 최대 1년간 통상임금의 80%(상한액 150만원, 하한액 70만원)를 육아휴직 급여로 받는다.

한국의 육아휴직 급여 소득대체율은 2022년 기준 44.6%(OECD '가족 데이터베이스')로, OECD 38개 회원국 중 비슷한 제도가 있는 27개국 중 17번째로 낮다.

내년 월 최저임금(209시간 기준)은 206만 740원으로, 최고 급여액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높아지면 육아휴직 급여의 월 수급액이 지금보다 50만원 이상 많아진다.

정부는 육아휴직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육아휴직 제도는 실업급여에 사용되는 고용보험기금이 주 재원이어서 사실상 직장인을 기반으로 한다. 특수고용노동자(특고)도 현재는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의 적립금은 작년 말 기준 6조3000억원으로 공공자금관리금에서 빌려온 예수금을 제외하면 실적립금은 3조9000억원 적자 상태다.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새로운 사회보험인 부모보험(가칭) 신설, 국고 투입 확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홍석철홍석철 저고위 상임위원은 "청년들을 상대로 저출산 관련 간담회를 하면 육아휴직급여가 너무 작아 휴직을 꺼린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며 "급여를 높인다는 방향성을 갖되, 일단은 최저임금 정도는 되도록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육아휴직급여가 다른 나라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문제라는 것은 관계 부처들이 잘 알고 있지만,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라며 "육아휴직급여의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은 실업급여를 지불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내 저출산 정책을 총괄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내달 10일 토론회를 열고 육아휴직급여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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