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박원순 다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제작진 “납득 어려워…이의절차 밟을 것”
정철승 “금지될 가능성 크다고 경고해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다룬 다큐멘터리 '첫 변론' 포스터 ⓒ박원순을믿는사람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다룬 다큐멘터리 '첫 변론' 포스터 ⓒ박원순을믿는사람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를 부정하는 다큐멘터리 ‘첫 변론’의 상영을 금지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를 두고 박 전 시장의 성범죄를 부정하는 지지자 간 “판결에 불복한다”는 입장과 “추후에 만들었어야 했다”는 입장으로 갈라졌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김우현)는 서울시와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첫 변론' 제작위원회인 '박원순을믿는사람들‘과 김대현 감독을 상대로 낸 상영 금지 가처분 재판에서 서울시와 피해자의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판결에 따라 제작진 측은 다큐 영상과 음원을 파일형태로 복제하거나 그 복제된 파일을 담은 DVD, 비디오 CD, 비디오 카세트를 제작, 판매, 배포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은 "이 사건 영화를 통한 주된 표현내용은 진실이 아니고 만일 이 사건 영화가 상영, 공개될 경우 피해자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등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1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박원순다큐멘터리제작위원회와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 '박원순 다큐멘터리 '첫 변론''제작 발표회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지난 5월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박원순다큐멘터리제작위원회와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 '박원순 다큐멘터리 '첫 변론''제작 발표회를 개최했다. ⓒ여성신문

다큐멘터리 제작진인 김대현 감독과 박원순을믿는사람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은 사실적·법리적 측면에서 수긍하기 어렵다”며 “즉각 가처분이의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원의 판단에 불복하는 이유로 △국가인귄위원회의 결정 및 서울행정법원 판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영금지 결정 △박 전 시장 성범죄 피해자의 입장을 납득할 수 없음 △다큐멘터리 원작 ‘비극의 탄생’은 판매 중인데 다큐멘터리만 상영 금지된 것이 모순됨을 꼽았다.

또한 "우리는 피해자의 인격을 훼손할 의사가 없다. 피해자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의 허위와 오류를 밝혀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어떤 경우에도 새장에 가둘 수 없다.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후배 여성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정철승 변호사가 “가짜 미투”를 주장하며 피해자에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뉴시스·여성신문
후배 여성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정철승 변호사가 “가짜 미투”를 주장하며 피해자에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뉴시스·여성신문

반면, 박 전 시장의 유족 측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21일 페이스북에서 “제작진 측에 상영금지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었다”며 이번 결정을 짐작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이 합리적 결정을 내려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면서도 “차근차근 싸워서 조금씩 성과를 축적한 후에 다큐를 만들든 영화를 만들든 했어야 했다”며 다큐멘터리 제작이 성급한 행동이었음을 지적했다.

앞서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성범죄 피해자와 관련한 정보와 함께 성범죄를 부정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수차례 올려 재판을 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제작진을 비판하며 “다시 나 혼자 저들과 싸우게 됐다”며 “조금씩 성과를 만들어 쌓아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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