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근 의장, 창원시 양성평등주간 기념식 축사
여성단체 "성차별 발언…의장부터 성평등 교육 필요"
김 의장 "농담으로 무마하려했다는 폄훼에 강한 유감"

경남여성단체연합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이 양성평등주간 행사에서 한 발언에 대해 “성차별, 성불평등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시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이 양성평등주간 행사에서 한 발언에 대해 “성차별, 성불평등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시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남여성단체연합

김이근 경남 창원시의회 의장이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서 “며느리 대접해야 되니 참 불행한 시대”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지역 여성단체가 “성차별 발언”이라고 비판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그러자 김 의장은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경남여성단체연합(경남여성연합)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장이 지난 4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8회 창원시 양성평등주간 및 여권통문의 날 기념식’ 행사에서 한 발언에 대해 “낮은 성인지 감수성의 언행은 고스란히 정책, 제도에 반영될 것이라 판단돼 염려스럽다”며 “성차별, 성불평등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시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남여성연합에 따르면 김 의장은 축사에서 '아들 내외가 친정집 근처에 사는데 시부모인 나는 불편하다', '우리 집사람은 시어머니 모시고 밥을 다 해드렸는데 며느리한테 대접해야 되니 참 불행한 시대다' 등의 발언을 했다. 단체는 "김 의장이 의견을 쏟아내고 마지막에 농담이었다는 발언으로 무마하는 행동을 했다"며 "이외에도 민선 8기 행정, 의회가 출범한 이후 각종 공식 석상에서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드러내는 발언들을 계속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4월28일 창원시 성별영향평가위원회에서 하종목 제1부시장이 '이제 우리 사회가 평등해졌으니 성별영향평가는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겠냐?'는 발언을 했다"며 "이는 창원시의 성평등 변화를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을 무시하고 그간의 활동을 퇴행시키고자 하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여성단체 비판에 대해 김이근 의장은 "근거 없는 비난"이라는 입장이다.

김 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양성평등 주간 기념식에서 축사 중 많은 이들이 귀를 의심하는 발언을 했다는 경남여성단체연합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근거 없는 비난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 사회는 과거 가부장적 문화에서 벗어났다. 개인적인 경험에 빗대어 손주 양육을 언급한 내용은 엄연히 실재하는 우리의 현실이며, 평등은 공감에서 출발한다. 현실을 직시해야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축사에서 궁극적으로는 여성과 남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환경 조성과 그것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본말을 전도해 마지막에 농담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폄훼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맞받았다.

그러면서 "평소 우리 사회가 양성평등 실현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창원시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기림일 행사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등 여성 인권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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