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김밥 먹방 주인공
“김밥으로 왕따 당했다”
미국 전 매장서 동났다
국내 관심도 증가 추세
“다섯 살 때 어머니가 점심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주셨는데 다른 아이들의 놀림을 받았어요. 지금은 ‘트레이더 조’(Trader Joe's)에서 김밥을 팔고 심지어 품절 상태네요.” (한인 음식 전문 인플루언서 세라 안씨)
미국 현지에서 한국 냉동 김밥 열풍이 거세다. 미국에서 한국 냉동 김밥 먹방으로 틱톡(SNS) 조회 수 1천100만여회를 기록한 한국계 미국인 세라 안(Sarah Ahn)씨는 미국 현지 언론 NBC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 김밥이 인기를 끄는 것은 우리 문화가 다른 사람들에게 수용되고 소비되는 데 얼마나 많은 진전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며 “정말 놀라운 변화”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에서 안씨는 그의 어머니 남순 안씨와 냉동 김밥을 데워 먹으며 “김밥을 데우라고? 너무 이해가 안 된다”, “맛이 나쁘지 않다”, “한국 마켓보다 더 맛있는 것 같다” 등의 솔직한 반응을 보였다. 안씨의 영상이 올라간 지 약 2주 만에 냉동 김밥은 미국 전역 500여 개 매장에서 품절됐다. 초도 수출 물량 250톤인 김밥 약 100만 줄은 순식간에 동난 것. 현재는 재고 부족으로 11월 추가 입고 소식을 전했다.
이 김밥 제품이 전국 매장에서 품절되는 데에는 SNS(틱톡)의 영향이 컸다고 NBC는 전했다. SNS에 ‘Kimbap’(김밥)을 검색하면 세라 안씨의 영상을 필두로 다양한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김밥을 데워 먹는 리뷰부터 김밥을 구매하러 갔으나 품절로 구매에 실패한 영상 등이다. 미국 SNS인 레딧(Reddit)에는 “제발 김밥 좀 그만 좀 사 가라. 매일 사러 가는데 날마다 품절”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한 유튜버는 “내가 사러 갔을 때 앞 사람이 28줄을 사고 있었다”며 “나도 많이 샀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경북 구미의 한 식품업체에서 생산 중인 해당 냉동 김밥은 ‘Kimbap’이라는 상품명으로 미국의 대형 할인점인 트레이더 조에서 올해 8월 초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김밥 9개 조각이 담긴 제품의 가격은 3.99달러(약 5000원)다. 현지 한국 식료품점에서 7~12달러에 판매되는 김밥과 비교하면 1.7배 이상 저렴하다.
이 김밥의 특징은 냉동식품이고 비건(Vegan·채식)이라는 것이다. 2020년 창업한 이 업체는 제조한 김밥을 영하 45도에서 급속 냉동해 수분 손실과 원료 손상을 줄였다. 냉동 보관기간도 12개월로 늘렸다. 비건 식품인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상품 소개 문구를 보면 ‘한국식 두부(유부)와 아채가 들어간 김 말이’라고 적혀 있다. 내용물은 고기 대신 유부와 시금치, 당근, 우엉, 단무지 등 채소가 들어가 있고 칼로리는 420㎉이다.
냉동 김밥에 대한 국내 관심도 크다. 12일 식품산업통계정보(FIS)의 품목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6주 차(9월 3일 ~ 9월 9일) 냉동/간편 조리식품 인기검색어에 햇반과 컵밥에 이어 냉동 김밥이 3위에 올랐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냉동 김밥은 상위 순위에 들지 않았다.
해당 업체는 국내에서도 지난해 4월 ‘바바김밥’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12일 해당 김밥을 구매하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갔지만 품절이었다. 업체는 “준비된 상품이 모두 판매 완료됐다”며 “올해 11월 말부터 12월 중순 경 구매가 가능하다. 최대한 빠르게 수량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