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 사건 1주기 모니터링 보고서
직원 93% “나홀로 근무 해결 안돼”
사회복무요원·기간제 한계 뚜렷…정직원 충원 절실

​11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 직장갑질 119,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2인 1조 근무 지침·매뉴얼화로 문제가 해소됐다 주장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나 홀로 근무로 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상혁 기자​ ⓒ박상혁 기자
​11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 직장갑질 119,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2인 1조 근무 지침·매뉴얼화로 문제가 해소됐다 주장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나 홀로 근무로 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상혁 기자​ ⓒ박상혁 기자

불법촬영 및 스토킹 혐의로 재판받던 가해자 전주환(32)이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피해자를 보복 살해한 ‘신당역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정부와 서울교통공사는 스토킹 피해자 및 현장 직원들에 대한 안전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직원들은 “현장에는 여전히 의미 있는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1일 직장갑질 119,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2인 1조 근무 지침·매뉴얼화로 문제가 해소됐다 주장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나 홀로 근무로 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는 3인 근무 역에서 혼자 순찰 업무를 하다가 전주환에 의해 사망했다. 이를 두고 인력 부족으로 인한 1인 업무가 안전을 위협한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10월 역 순찰 2인 1조 기준 체계 정립, 안전순찰 인력 확보 등의 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직원들은 이러한 서울교통공사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지난달 20~28일 1~8호선 역에서 일하는 지하철노동자 105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60%는 ‘사건 이후 시행된 공사의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 직원들은 72.77%가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해 공사의 대책을 더욱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 직장갑질 119,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2인 1조 근무 지침·매뉴얼화로 문제가 해소됐다 주장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나 홀로 근무로 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상혁 기자
11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 직장갑질 119,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2인 1조 근무 지침·매뉴얼화로 문제가 해소됐다 주장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나 홀로 근무로 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상혁 기자

종사자들은 서울교통공사가 대책으로 제시한 사회복무요원, 안전 도우미 등 보조직원 배치가 2인 1조 업무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근무 시간 중 일부 시간에만 배치되고 전문성이 부족해 실질적으로 지하철 노동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종사자들의 인식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취약시간 안전도우미가 역직원 안전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으며, 응답자 93.55%는 ‘회사의 2인 1조 대책 시행 이후 문제가 해소됐다’는 문항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방패, 호루라기, 방검장비 등 안전보호장비도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60%는 ‘지급된 안전보호장비가 역직원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88%는 안전보호장비를 전혀 착용하지 않거나(44%) 가끔 착용한다(44%)고 밝혔다.

직원들은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로 “사이즈, 무게, 휴대 등이 불편해서” “사용하더라도 안전을 담보하지 못해서” “안전보호장비를 사용하다 빼앗길 경우 더 위협적인 상황이 될수 있어서” 등의 의견을 보였다.

응답자 96%는 신당역 사건 재발방지 대책으로 ‘단독근무를 방지하는 인력충원’을 꼽았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정년퇴직 등 퇴직자로 인해 감소하는 인력이 제대로 충원되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와 공사에 “임시 보조인력이 아닌,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정직원을 확충하라”고 촉구했다.

신당역 10번 출구에 마련된 ‘신당역 사건 1주기 추모 공간’ ⓒ박상혁 기자
신당역 10번 출구에 마련된 ‘신당역 사건 1주기 추모 공간’ ⓒ박상혁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신당역 10번 출구에 마련된 ‘신당역 사건 1주기 추모 공간’으로 이동해 묵념·헌화 등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이어갔다. 노조는 이번 주를 추모주간으로 정하고 추모 공간 운영, 문화제 등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은 “누구에게나 지하철은 ‘안전한 곳’이어야 한다. 신당역 사건을 통해 드러난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고용평등법, 중대재해처벌법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에 국회와 시민사회가 관심을 가져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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