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여성추천보조금’ 증액안, 처리할 것”
“의원 정수 확대해야…국민 동의 필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은지 사진작가·여성신문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은지 사진작가·여성신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인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서울 송파병)은 임기 만료를 두 달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남 의원은 “정개특위는 선거에 촉박해서 선거법을 개정하지 말고 최소한 1년 전에 마무리를 지어 모두가 예측할 수 있는 선거를 치르자고 해서 출범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나버렸다”며 “그런 점이 아쉽지만 오는 9월 11일까지 선거법을 확정해 11월 12일까지 선거구를 획정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개특위의 가장 큰 성과론 ‘시민 500인과 함께한 선거제도 개혁 공론조사’를 꼽았다. 남 의원은 “선거법 개정이 단지 여야 정치인들의 힘겨루기로 전락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고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 논의를 하고 싶었다”며 “지난 5월 시민 500인과 선거제도 개혁 공론조사를 했는데 정확한 정보에 유연하게 판단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많은 논의가 있는 ‘국회의원 정수 축소·확대’에선 그동안은 단순하게 줄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막상 공동 조사를 해보니 그 수가 점차 줄었다”며 “시민께선 의원 수를 줄이면 국민 대표성이 줄어든다는 것을 인식했고, 비례대표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서 ‘의원 정수 축소’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의원 수 축소는 정개특위 안건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김기현 대표가 한 번 띄워본 이야기 같다”며 “의원 수를 줄인다고 하면 좋아하는 분위기가 있으니까 그것을 이용한 포퓰리즘적 메시지였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지역구를 줄이면 지역구 의원이 반대할 것이고, 비례대표를 줄인다고 해도 지금 47석인 상황에서 30석을 빼면 17석 남는다”며 “이런 제도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인기영합적 발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 삶은 다양해지고 대한민국의 행정 부서는 늘어나는데 국회의원 정수는 그대로”라며 “정치인의 입장에선 의원 수를 조금이라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정수를 확대한다면 세비 총액을 동결한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선거법 개정서 ‘남녀동수’ 안건 제안 추진 상황에 관해 묻자 남 의원은 “남녀동수 의제가 안건에 포함되지 않아 이번 회기 중에 도입하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남녀동수안을 각 당 간사와 논의했지만 이번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추가 안건의 경우 정개특위 간사나 양당 원대대표가 합의해야 하는데 현재 국민의힘 쪽에선 안건을 추가하는 것에 관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선 각 정당도 노력해야 한다”며 “여성 후보를 낼 경우 정당에 지급되는 ‘여성추천보조금’은 그 액수가 너무 적어 증액하는 내용을 법안(정치자금법 개정안)으로 발의했다. 국회의장도 관심 있는 부분이라 이번 회기 중 처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다음은 남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당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정당은 선거를 앞두고 많이 싸웁니다. 정당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은 국민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주고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기후위기·저출생·청년 일자리·고령화 문제 등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정당은 국민이 정책 방향을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입니다. 둘째는 인재 영입입니다. 좋은 인물을 선거에 공천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운영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여성이 공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공천 제도가 있습니다. 당내서 여성을 30% 공천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자율성이 있기 때문에 공천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나 벌칙이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국민이 선거에서 판단해 주리라 생각합니다. 국민께 약속했으면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이 부분은 유권자께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표명하셔야 정당이 더욱 신경 쓸 것 같습니다.”

- 여성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부분은.

“제가 정당 내에서 부단히 노력해 봤지만 이미 기득권화돼 있는 남성 권력 구조로 인해 안 됐습니다. 정당의 자율적인 노력으로 안 되기 때문에 결국은 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정당 안에서 여성이 30%가 안 되니까 이를 강제하는 선거법 개정이 10년 이상 안 되고 있습니다. 남성 정치인들이 동의하지 않습니다. 대선·총선 등 중요한 선거 시기에 거대한 운동으로 일어나야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정당에서 대통령 후보들이 선거제도를 고쳐서 동수를 하겠다든지, 지금처럼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할 때 30%를 여성으로 공천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고 바꿔야 합니다. 사실 이제는 할당 조항이 아니라 동수 조항으로 시대 흐름이 바뀌고 있죠. 대통령이 되자마자 남녀 동수를 첫 번째 의제로 삼아서 선거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지금의 국회 동력으로 볼 때 쉽지 않습니다. 국회는 이미 여성이 30%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 민주당 소속 유일한 강남 3구 재선 의원입니다.

“이 자리는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제 정치 슬로건이 ‘생활 정치’ ‘살림 정치’입니다. 살림 정치는 사람과 환경을 살린다는 차원에서 키워드로 정했고, 생활 정치는 여의도 정치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이슈가 정치 의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었습니다. 제가 송파에서 정치를 해보니까 국민들이 정치인의 덕목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 정치인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입니다. 이 덕목을 새기며 정치를 해왔습니다. 특히 송파엔 젊은 학부모가 많은데 학교 환경을 개선한 것을 보고드리면 호평받습니다. 또 경기도가 인접한 송파에선 여러 가지 개발 욕구가 있습니다. 보안 산업 단지를 만드는 등 지역에 맞는 현안을 찾아서 해결하고 국민께 공유하는 부분이 제가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역 현안은 무엇입니까?

“송파구병 지역은 갑, 을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됐지만 위례택지개발사업 및 거여·마천지역 재개발 추진 등으로 상전벽해라고 할 만큼 품격 있는 명품 도시로 나날이 발전해 왔습니다. 현안은 위례택지개발사업에도 불구하고 문화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위례신도시 문화1부지에 서울도서관 분관을 유치해 공연예술 특화도서관을 건립하는 일입니다. 또 서울시와 SH공사와 협의하여 옛 성동구치소 공공기여 부지에 문화복합시설 및 청소년교육복합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중앙전파관리소 부지를 ICT보안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송파ICT보안클러스터로 단계적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총사업비 6,681억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송파구와 협의해 거여·마천지역 명품 주거단지로 재탄생, 성내천 복개구간 생태하천 복원과 거여2-1 기부채납부지 교육문화복합센터 건립 등 거여·마천지역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지 버스공영차고지 컴팩트시티 개발과 관련하여 체육문화시설 등 생활SOC 도입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58년 인천광역시 출생으로 수도여자사범대 국문학과에 다니며 국어 교사를 꿈꿨으나 재학 중 학내 민주화 운동을 하다 강제 퇴학당했다.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1980년대 인천여성노동자회 창립멤버와 사무국장,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2011년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최고위원을 지냈고, 19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서울 송파병에 출마해 김을동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고 지난 21대 총선에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8개 지역구 중 유일하게 야당 의원으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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